생의 이면
이승우 지음 / 문이당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긴 메타포이다. 박부길은 원죄를 지고 구원을 기다리는 인간의 상징이다. 그 거대한 상징이 성공하였는지는 모른다. 그건 저자와 독자의 몫이다. 주인공 박부길은 원죄를 지었다. 그것을 살부(殺父)라 이름 지으면 오히디푸스를 자극 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그의 원죄는 감나무 근처에 가지 말라는 '금기'를 깨었다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감나무는 에덴이며 손톱깎이는 선악과가 된다. 그는 아버지의 묘에 불을 지르고 탕아의 길로 들어 섰다. 그의 독서는 세상과 담을 쌓는 도피이며 그의 소설은 그 세상과 소통하려는 힘겨운 노력이다. 그의 구원은 연상의 여자로 처음 기회 주어졌지만 그의 의심과 폭력으로 마감되었다. 믿음에 장애되는 의심은 버려야 할 것이다. 어머니는 구원이라기 보다는 부담으로 상징된다.

따라서 그를 구원할 것은 이제 신 만이 남았다. 그는 신에게로 돌아갈 것이다. 신(혹은 그녀)을 향한 몸부림은 지금도 계속 된다. 그는 자신을 떠난 신 (혹은 여자)에게 부단히 다가가려 한다. 하지만 현실은 신과 공존하고 있지만 인식하지 못하는 인류와 동일하게 고뇌하기만 한다. 청년기의 혼란을 보이기 위해 지드의 '지상의 양식'을 들고 나오고 구원에 대한 한국적 진실을 위하여 고향 어르신의 기대와 어머니의 부단한 희생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결국 박부길은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다. 집 나온 탕아의 일대기는 귀향으로 완성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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