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무라카미 류 지음 / 무당미디어 / 199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기괴하다. 결손가정에서의 성장이 '트라우마'가 된다는 것. 이는 부모의 상실보다는 부재에서 온다. '시게히루'는 엄마를 잃고도 용케 잘 살고 있다. 물론 이에는 '아오야마'가 일조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사미'는 그 결손에 계속 결박당해 있다. '아사미'가 발목을 절단하는 이유는 양부의 절름거리는 발과 연관이 있을 것이며 거짓말을 극도로 싫어하는 것은 니 얼굴보기 싫다고 해 놓고는 문틈으로 '아사미'를 보며 자위를 하는 양부의 위선 덕일 것이다.

그러나 아사미의 트라우마(영구적인 정신장애를 일으키는 충격)의 정체는 여전히 애매하다. 소설이란 원래 독자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 그 주된 목적으로 삼는다. 하지만 저자의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들은 이와는 다르다. 이런 식으로 인간성을 잃어 가는 현대인을 비판하는 것도 좋겠지만 이는 정신적인 사치일 뿐이다. 훨씬 재미있고 감동적인 스토리를 쓸 수 있는 작가가 이토록 엽기적인 행각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파해야 하는 이들을 안을 수 있는 대승적인 포용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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