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애인
윤대녕 지음 / 세계사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코카콜라 애인은 '나나미'로 보인다. 그러면 주인공은 '김현필'이 된다. 그러나 그에게는 별 설명의 시간을 주지 않은 채 게임의 주관자로서 베일 속에 가려져만 있다. 그는 방송국 PD이니 이 게임의 기록을 구성작가인 '나'에게 맡긴다. 그래서 나는 기묘한 이야기를 쓴다.

'나'는 강간당하러 가는 여자를 막기 위하여 교통사고를 당했고 '장진화'라는 대학원생에게 그 상처를 치유받는다. 나는 이제 용기있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장진화'는 현실속의 여자로 보이지 않는다. '김현필'은 왜 '나나미'와 동반자살을 하였는가. 마약과 뺑소니가 자살과 함수 관계가 있는 것 같지만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현실 속의 자살역시도 그 이유가 밝혀지는 건 드물다.

현실이든 비현실이든 모두 애매하다. 그래서 환상이나 신화라는 옷이 필요하다. 코카콜라를 한 잔 마시고 자살한다? 코카 콜라사에 책 속의 PPL(Product Placement)로 협찬이나 받았을까? 펩시콜라 애인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코카콜라와 코카인의 재료가 똑같은 '코카'나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중독'이라는 상징을 조작할 수 있어진다.

윤대녕을 읽으면 그는 자가용없이 대중교통으로 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소설에서 '가의숙'과 '김윤정'이 친자매로 나오는데 왜 성이 다른가? 이는 실수인가. 의도적 방기인가. 끝까지 읽어도 애매해진다. 서로가 서로를 지우는 게임의 정체를 명확히 하여야 이해가 쉬울 것 같은데 그 게임이 이해가 안 된다.

스토리를 따라 다니는 나의 독서법이 잘못된 것일까? 글렌 굴드와 북극. 도대체 그는 왜 배를 타고 북극으로 가고 싶은 것일까. 쇄빙선? 이 세상에 북극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 있기나 하는 걸까? 그의 스타일은 살아 있는 것 같으나 소설적 구성이 명확하지 않으므로 혼란스럽다. 주변만 계속 쳐 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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