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최루성 소설이다. 멜로가 아니라 부성에 관한 귀한 이야기이다. 엄부자모(嚴父慈母)로 자란 세대는 모성애는 알아도 말없는 부성은 애써 무시하였다. 그 부성을 전면에 내세운 이야기이다.

하루에 열번이상 하늘을 바라보는 남자와 이만큼 아팠으면 죽어도 되지 않느냐는 아들. 어떡하든 혼자 힘으로 살아온 남자와 레고보다 엄마가 더 갖고 싶은 아들. 2천권의 시집을 가지고 있던 남자와 드래곤볼 42권을 읽는 아들. 간암에 걸린 남자와 백혈병에 걸린 아들. 무능한 아버지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싫은 일도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들. 그들이 그려내는 사랑 이야기다.

아버지는 자신처럼 홀로 남겨질 아들에게 말한다. '턱을 들어라. 어깨를 쭉 펴라.' 슬픈 이야기다. 감정의 정화가 되기에 세속에 너무 물들어 버린걸까? 나는 여기서 돈이 있어야 아들도 살린다는 교훈만을 끌어 낼 뿐이다. 안쓰럽다. 초라한 나 자신과 계속 포기되는 삶의 희망들. 그런 조그만 희망의 편린을 조금이나마 부여잡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보라. 절망으로 허비하기에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남들이 뭐라해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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