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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폴 오스터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평점 :
절판
선은 선을 낳고 악은 악을 낳는다고 생각하는 작가 지망생 윌리는 생의 끝에 닿아 자신을 알아 주었던 어린 시절 스완슨 선생을 찾기로 한다. 본즈라는 잡종견을 부탁하려는 이유다. 이 거추장스런 개가 주인공이다. 소설의 백페이지 쯤에서 윌리는 죽어 버리고 그 후로 본즈의 관념 안에서만 등장한다. 이 개는 글을 읽을 수는 없지만 영어를 알아 듣고 이성과 감성을 가지고 있다. 개의 눈을 통해 본 인간들의 세상사가 글의 힌트이다.
소설은 노곤한 삶의 이야기다. 고독과 상실, 그리고 우정의 이야기를 한다. 윌리가 죽은 후 사람들은 본즈를 절대 혼자 놔 두지 않았던 윌리와 다르다. 칼이라고 불렀던 헨리 초우, 스파키라고 불렀던 폴리. 그들은 본즈를 인간의 충직한 하인 혹은 자신들이 외로울 때 찾는 장난감으로 생각했다. 본즈는 그들의 동반자가 될 수 없음을 깨닫고 세상과 그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주려 했던 윌리를 찾아 팀벅투로 가기로 한다. 본즈는 이제 '스파르카투스'가 되었다. 윌리와 본즈는 계속 뭔가를 찾아 헤매지만 그들의 종착지는 팀벅투이다. 그 곳은 최선이 통하지 않았던 좌절의 삶을 끝까지 버텨내게 했던 유토피아다. <중요한 것은 글을 쓰는 행위이지 글을 쓰고 난 다음에 어떻게 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