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 지음, 이무열 옮김 / 김영사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귀납적 방법으로 방대한 자료로부터 경험법칙을 끌어낸다. 일반적으로 과학적 방법이라고 하는 연역법을 배제했다.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게 아니라 검증받은 단계별 가설로 기업이 도약하기 위한 필요조건을 말한다. 책은 '축적'과 '도약'을 축으로 위대한 기업의 진행방향을 고찰한다. 이는 과학이 점진이 아니라 도약이라는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아니면 많은 역사적 '혁명'에서 힌트를 얻었을 수도 있다. 저자는 아주 탁월한 경영 저술가이다. 그의 장점은 혼란에서 개념을 찾는 재주다. 실용적인 미국인 답게 허식과 허례는 몽땅 버리고 실행의 엑기스만을 보여준다. 성장도 2%가 모자라 도약을 꿈꾸는 자들과 계속 기면서(저자의 표현은 Buildup,축적) 도약의 시기를 노리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그 도약의 시기가 올까? 안 와도 상관없다. 왜 그들은 단계5의 리더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비즈니스 서적은 누구를 위함인가? 기업의 오너이다. 고용인이 대다수인 이 시대에 왜 오너(혹은 최고 경영자)를 타겟으로 하였는가? 그들이 돈이 많기 때문이다. 대다수 고용인이 책을 사는 절대량 보다 고위층에서 책을 사서 고용인에게 읽히게 하는 확률이 높다고 본 것이다. 저술은 경영층의 강의교재에 불과하다는 인식의 발로이다. 그럼 이 책을 읽고 경탄의 표시를 해야 하는 고용인은 솔직한 심정을 어떻게 토로하여야 하는가? 버스에서 강제 하차 당한 고용인은 어이해야 하나? 이 경험법칙에 의존하면 당신은 당신의 삶에서 '열정'에 '세계최고' 더하기 '돈'이 되는 고슴도치 컨셉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니 잠자코 있으라는 말이거나 위대한 팀의 일원이 되는 것 만으로 만족하라는 이야기다.

시대의 소서민을 자처하는 나는 처칠과는 완벽하게 반대로 현실보다는 꿈이 좋은 나는 이 시점에서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기업 지배 구조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사람들처럼 이 책에 찬탄을 보내고, 여기저기 추천하고, 이 책을 두고두고 읽어 내어 도약에 힘써야 하는가. 아님 시각의 차이를 확인하고 깨끗이 잊어버리고 석자 밖에 안 되는 내 코에 붙일 양식을 찾아 다녀야 하는가. 좋은 책임은 부인하지 않는다. 두 번, 세 번 읽어보면 그 진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읽어 진수를 알 수 없는 이유는 주인공들이 낯선 미국 기업이라 그렇다. 다만 너무 고차원이라 점 (시각이 머리끝에 있다.) 광범위하다는 것 (조직의 일반론이다)이다. 저자와 나의 문제의식이 달라 그럴 것이니 독자제위는 어설픈 나의 평에 현혹되지 마시고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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