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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 행동의 동기는 무엇인가. 그 동기는 어딘지 알 수 없는 뇌의 한 부분에 전기자극을 주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다. 동의할 수 있는가? 이야기는 두축으로 진행되다 결말에서 합해진다. 구조적으로 잘 짜여졌다. 소설은 모든 인간행동에는 동기가 있다. 그 동기는 뇌의 한 부분를 즐겁게 하기 위함이다. 소설의 원제 최종혹은 궁극적인 비밀이란 그 쾌감중추를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 것처럼 그렇게 허술한 소설은 아니다. 정확한 플롯을 가진 체계적인 스토리텔링이다. 뇌와 인간의 몸 그리고 신화 등으로 치장되어 있지만 결국 한편의 드라마이다. 한편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끝에서 최후의 비밀을 능가하는 사랑이라는 인간행동의 동기를 암시한다.) 헐리우드 영화처럼 깔끔하게 끝을 맺었다. 결말이 아쉬운 자는 홀로 결말을 구성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좀 더 파괴적이거나 전기코드를 뽑으면 죽어버리는 의식하는 컴퓨터보다는 좀 더 고차원적인 그런.(스탠리 큐브릭의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참고해도 될 듯하다.)
저자는 한가닥의 과학적 사실로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탁월한 이야기 꾼이다.
소설에 의문을 띄운다는게 그렇지만, 좀더 깊이있는 책읽기에 도움이 될까하여 말하자면, 첫째 마르탱은 자신의 질병(리스)을 치유시키려는 노력을 왜 한번도 시도하지 않는가. 둘째 이지도르는 복상사임에 분명한 핀처박사의 죽음에 타살의혹을 제기하는 타당한 이유가 보이지않는다. 셋째 조르다노 교수를 죽이도록 사주한 인물은 누구인가. 관습적 스토리에 의하면 그 사주자는 죽거나 벌을 받아야 하지만 그 죄를 지는 사람은 없다.
인간 행동의 동기를 돈에서 찾든, 친구(인간관계)에서 찾든 리비도에서 찾든 그 공통인자는 결국 뇌이다. 그 뇌라는 물질에서 우리의 정신과 스이식이 나온다는 사실을 인정하여야 이야기를 끝까지 들을 수 있다.어리석다고 꿈만 꾼다고 자학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