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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과 좀도둑의 정치경제학
최윤재 지음 / 나무와숲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큰손은 지배구조를 말하는 것이다. 좀도둑은 사회비용을 부담하면서 사익을 추구하는 자들이다. (사람들은 사회적 비용보다 자기 이익이 크면 당연히 추구한다.그게 경제학의 이기적 가정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가정에 죄수의 딜레마로 딴죽을 건다.)이 책의 부제가 '한국경제 왜 허약한가'이다. 대충 무슨 이야기인지 감이 잡힐 것이다. 한국 경제의 문제는 지배구조이다. 그 문제의 해결은 제도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프로세스에서 찾아야 한다. 제도가 아니라 그 운용의 묘를 살릴 필요가 있다. 사람이 하는 것에는 모두 문제가 있다. 그 문제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그 해결은 Due process이다. 올바른 제도는 올바른 사람들이 만든다. 문제와 해결책이 너무 일반론이라고 재미없겠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의 장점은 학제적 접근이다. 경제학에서 그래프와 방정식을 과감하게 배제하고 직관과 생생한 현실감, 역사와 사회학을 넘나드는 그런 자유분방함이 이 책의 핵심이다. 이 책에서 학문적 성과를 찾아야 할 것이지만 저자의 박식함에 감탄하여 우왕좌왕하다 보면 길을 잃어버렸다. 몇 번 더 읽으면 길이 보일것도 같지만 책을 읽은 후 통쾌함을 좀 더 가져가는 게 나을 듯하여 다음에 한 번 더 읽어 보도록 한다. 오래간만에 마음에 드는 책이다. 저자의 말처럼 한국의 강호제현들이 이 책으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생각은 유기적으로 전체적으로 하여야한다. 그것이 학문을 하는 철학적 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