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라는 희망

노무현은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
유시민 지음 / 개마고원 / 2002년 8월

유시민이 강준만 흉내를 내었다. 사람들이 강준만 교수를 폄하하면서 하는 말이 대체로 '신문쪼가리'로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비난이다. 그렇게 말하는 그들은 단지 '책'을 보고 글을 쓰는 자들이다. 신문 보고 글 쓰는 현실감이 더 낫지 않을까.

유시민도 신문쪼가리로 글을 써 보았다. (간간이 인터넷 게시판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솔직히 강준만 교수 이후로 안티조선운동 좀 식상된 문제이기도 했기에 순전히 유시민의 이름값으로 이 책을 보았다. 그의 글재주야 일러 무엇하겠는가. 유시민의 특유의 감각으로 글을 잘 썼다.

한국 정치에서 노무현이 가지는 함의는 무엇인가. 노무현은 새로운 정치의 희망을 보는 코드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원칙이다. 조중동 중 한 놈만 패는 전략으로 조선일보를 선택했다. 그는 조선일보를 한나라당 기관지로 규정하고 외연은 바뀌었으나 본질은 군부독재와 동일한 세력으로 판단한다. 그래서 안티 조선운동이 민주화 운동의 일환이 되는 것이다. '노무현'이라는 정치적 지평에서 '조선일보'라는 바스티유 감옥을 깨어 앙시엥 레짐을 극복하자는 이야기다.

이야기의 결론은 '결국 조선일보는 웃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미지 혹은 인식의 게임일 수 밖에 없는 작금의 정치현실에서 언론이 가지는 힘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이런 움직임에 관심있는 독자는 강준만 교수의 방대한 저서를 읽어 보면 필시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