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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어주는 여자 ㅣ 명진 읽어주는 시리즈 1
한젬마 지음 / 명진출판사 / 1999년 9월
평점 :
절판
최초의 그림 DJ라는 한젬마의 첫 글이다. 이 책은 평론가 보다는 전방에서 실제로 뛰는 작가의 시각이다. 따라서 로고스보다는 파토스가 횡행한다. 아이코놀로지(도상학)에 대하여 알고 싶다면 미학전공자를 찾아야 할 것이다. 저자는 오로지 자신의 감성으로 그림을 읽는다. 몬드리안의 컴포지션을 보고 차가운 추상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계획되거나 또는 지나가 버린 자신의 시간을 본다. 서른 즈음의 한 여자, 한 판화가의 시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책을 읽을 때 주의하여야 할 점이다.
158쪽에서 초현실주의를 설명하면서 2차 대전 후라고 한 부분은 1차 대전으로 바꾸어야 한다. 초현실주의는 1차대전 후에 나타난 반문명의 꽃이라고 인정되고 있다. 저자는 고흐의 자화상을 추상화라고 한다. 난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고흐의 증명'이란 책을 쓴 고바야시 히데끼는 고흐의 초상화를 아주 세밀하게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과잉한 열정을 이기지 못하여 자신의 감각만으로 그린 그림이 아니라는 말이다. 시각의 차는 언제나 존재한다. 그래서 책을 읽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