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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 향기 1
김하인 지음 / 생각의나무 / 2000년 6월
평점 :
품절
국화가 가지는 상징성은 다른 꽃 지고나서 홀로 피는 '오상고절'이 아니라 누님이다. 서정주가 노래한 '국화 옆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누님같은 꽃. 여자가 연상이다. 분위기를 전달하고자 작가는 팝송을 잔뜩 써 두었다. 그러나 조용필의 '연상의 여인'은 빠졌다. 호헌철폐를 외치던 87년에 연애를 시작한 커플이 있었다. 여자가 연상이라 남자의 집에서 반대를 한다. 집안의 반대 쯤이야 '맨발의 청춘'의 신성일이 아니니 사랑의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70년대에 '러브 스토리'가 있다. 여자는 제니퍼처럼 암에 걸린다. 이건 도리가 없다. 여인은 목숨을 잃는다. 그러나 사랑의 결실은 남겨둔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이런류의 스토리가 지금도 통한다는 것이다.사람의 감성은 발전하지 않는 것인가.
찬반양론이 분분한 책이다. 식자들은 이책의 베스트 셀링에 열을 내어 베스트셀러가 베스트북은 아니라고 하고 다른 이들은 베스트셀러 나름의 원인이 있다고 한다. 이런류의 소설을 읽으면 처연한 삶의 아름다움보다는 처절한 삶의 고통을 느껴 버린다. 김정현의 '아버지' 보다는 못하다. 내가 남자라서 그럴까. 소설은 너무 여성적이다. 국화꽃 향기가 나는 여자가 죽으며 유언처럼 말을 되뇌이는 씬이 클라이막스이다. 작가가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기 쉬운 소설이다. 여지껏 그런 소식이 없는 걸보니 스토리가 너무 식상하기 때문일까. 괜한 뒷다리를 잡는 것 같지만 미주가 보낸 팩스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하여 전화국에 공문을 띄운다는 건 이상하다. 팩스로 받은 문서 상단에는 송신자 팩스번호가 찍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