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모른다
이시형 지음 / 살림 / 1998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연애를 하는, 할 여자를 위해서 쓰여졌다. 타겟이 여자라는 점을 십분 감안해야 한다. 이시형이 본 사랑학 개론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그가 보는 연애에는 타이밍과 예술은 있지만 규칙, 연습, 아름다운 이별, 결혼 이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남자는 연애를 생활의 일부로 생각해서 연애의 기준을 상당히 느슨하게 정해두고, 별반 기대도 없다. 남자들은 연애에 상당히 게으르다. 남자는 섹스를 위해 연애를 한다.

여자는 정확하게 반대가 된다. 여자에게 연애의 순간은 영원이지만 남자에겐 길어야 3시간이다. 연애할 때는 남자의 매력(실은 병이다)으로 생각했던 부분들을 결혼 후에도 그대로 가지고 있는데 여자는 남자가 변했다고 한다. 따라서 문제는 남자가 아니라 여자자신이다. 이런 남자를 여자가 이해해 주어야 한다는 게 글의 요지다. 8장 '이 남자는 아니다'에서 이시형은 11가지 타입의 남자를 제시한다. 멋있는 남자는 다 포함되지만 이들의 공통분모는 과잉한 멋이라는 거다.

'모든 암컷은 섹시해야 한다' 해야한다(Sollen)식의 진술이라는 점에서 그의 마초성을 본다. 그를 마초로 지목한 강준만이 주목했을 부분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요즘 여자는 한 번 찍어도 넘어간다고 한다. 여하튼 줄기차게 덤벼야 한다.'
성급하게 일반화시켰을 수도 있다. 정신과 상담을 통해 자기의 안경(편견)을 벗고 얼마나 많은 경험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수집하여 이론화 하였는가가 중요하다.

사랑이야 정답도, 규칙도 없는 현실의 장이니 이런 정도의 편견이야 가질 수 있다는 말로 그에게 정당성을 부여해도 될 듯하다. 또한 이 글이 논문이 아닌 담에야 이런 식의 문제제기는 쓸데없는 꼬투리일 뿐이다. 이 책이 100만권 넘게 팔렸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00만권이 넘게 팔리면 그 책은 이미 문화권력으로 작용되니 담론의 장으로 끌고 나와야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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