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우울 - 최영미의 유럽 일기
최영미 지음 / 창비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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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말로 50만부를 팔아먹은 베스트 셀러 '서른 잔치는 끝났다' 는
군대에서 읽고
하숙집 어두운 방에서는 후속작 '꿈의 페달을 밟고'를 읽었다
시를 그냥 읽는다는게 바보같지만 그냥 읽었다
최영미는 시를 서사로 쓴다
그래서 재밌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참 재미있는 시집이다
그래서 군대에서조차 돌려가며 읽을 수 있는 것이다

95년 겨울과 96년 봄 두차례 유럽을 여행하면서 쓴 일기를 엮었다
그의 행로는 목차로 정리 되어있다
전형적인 기행문이다
그림이 많이 나오니 로드무비일 수도 있다
그의 관심은 그림이었고 그림 중에서도 램브란트,
램브란트 중에서도 여러 자화상이다
책제목 '시대의 우울'은 램브란트를 상징한다
램브란트. 그 삶의 굴곡은 그의 그림을 읽는 용어
'끼아로스꾸로 (강렬한 명암대비)'와 묘하게 일치한다
물론 그 넓은 유로랜드를 여행하면서 오로지
램브란트만 보고 올 수는 없으니
피카소니 베이컨이니 로댕이니 클랭이니 하는 현대작가와
브뤼겔이니 램브란트의 숙명의 라이벌 루벤스니 하는
르네상스 작가의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할지니 그 돈으로 오로지 한사람 밖에 못 봤느냐하는 효과성에
경계나 불안을 느낄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작가는 남의 돈으로 여행하고 그 대가로
여행의 부산물을 조금 나눠준다는 점에서는 참 매력적인 직업이다
이 책이 이주헌등의 유럽 미술 기행과 다른 점은
이 책은 그림이야기라기 보다는
여행과 그림을 통한 자신과의 대화에 더 가중이 두어진다는 점이다
잔치는 끝이 났다고 과감하게 외쳐버린 최영미는
자본론을 읽고 죽어야 할 것 같아서
자본론 스터디에 참가했다고 실토한다
그는 상당부분 낭만적이고 충동적이다
이 책 여기저기 계획없이 부산대는 그녀가 보인다
본인은 정작 잔치가 끝났다고 이야기한 적 없다고
시대의 오역을 나무란다
하지만 해석적 입장차이는 sender와 receiver 둘 다에 문제가 있다
잔치가 안 끝났으면 서른 잔치는 계속 된다 라고 말했어야 했다
포장만의 역설일 뿐이었다면
그 알갱이는 계속될 잔치 이야기를 했어야 했다
최영미는 읽기에 좋은 작가다
적당이 도발적이고 (그녀는 무브먼트와 섹스를 팔고 있다)
적당히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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