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발상과 엉뚱한 설정, 그러나 그 속에 묻어나는 묘한 공감과 웃음으로 국내에서 몇 안 되는 팬층이 있는 작가 중 한사람. ‘안녕, 프란체스카’로 수많은 마니아층을 양산하며 블랙코미디의 대가로 사랑받았던 신정구 작가가 서른 여덟이라는 젊은 나이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신정구 작가는 오랜 지병인 간경화로 수년간 투병생활을 해오다 지난 11월 27일 오후 5시 30분 서울대병원에서 응급치료 중 간부전으로 사망했다. 향년 39세.
2000년 MBC 공채 작가로 데뷔한 신정구 작가는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에서 ‘하자하자!’ 작가로 경력을 쌓았으며 2004년 시트콤 <두근두근 체인지>로 MBC 연기대상 특별상 작가부문을 수상한 후 2005년 1월부터 2006년 2월까지 방영된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 1,2를 통해 스타작가로 떠올랐다. ‘두근 두근 체인지’에서 10대 소녀들의 외모 콤플렉스를 판타지 형식으로 풀어내며 주목받은 신정구 작가는, 2005~6년 전국을 괴기스런 흡혈귀 가족의 매력으로 빠뜨렸던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 1,2를 통해 특유의 패러디와 풍자를 맘껏 선보이며 끼를 발산했다. 하지만 ‘안녕, 프란체스카’가 그토록 많은 시청자를 매료시켰던 것은 단지 신정구 작가의 발상이 기발해서라거나 설정이 단순히 엽기적이고 웃기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신정구 작가는 프란체스카 가족들을 통해 명절 날 화기애애하게 포장된 가족 신화를 패러디해 진짜 가족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이죽거렸고, 한참 토라졌다가도 능글맞게 화해하는 흡혈귀 가족을 통해 그다지 멋지지는 않지만 어쨌든 하루하루 버티는 우리네들의 자화상을 그렸다. 한 손에는 도끼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고스톱을 쥔 채 “즐쳐드셈”을 외치던 프란체스카와 “이런 황당한 시츄에이션”을 연발하던 ‘건방진 금자씨’ 안성댁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이 유머러스하면서도 때로는 통쾌하게 세상을 풍자하는 신정구 작가만의 블랙 코미디에 빠져들게 했다.
이후 2005년 화제작이었던 영화 <B형 남자친구>와 <작업의 정석>의 각본을 쓰면서 승승장구했지만 이후 각색을 맡았던 영화 <원탁의 천사>(2006)와 <라듸오데이즈>(2008),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2008) 등이 잇따라 흥행에 참패하는 쓴 맛을 보기도 했다.
특히 신정구 작가는 사망 전까지 힘든 몸상태에도 불구하고 내년 초 방영 예정인 KBS2TV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를 집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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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체인지 (2004)
감독 : 노도철
극본 : 신정구
일명 시루떡시스터즈라 불리우는 ‘얼꽝’ 고2 여고생 삼총사의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전개 되는 엽기발랄 미니 시트콤이다. 마술샴푸로 머리를 감으면 4시간 동안 미녀로 변신할 수 있게 된 모두와 그녀의 친구들이 겪게 되는 이야기들로 10대들의 생각과 만화 같은 상상이 살아있는 새로운 시트콤! 어릴 적 만화에서 보던 변신의 꿈-어린 소녀가 주문 한번, 지팡이 한 번에 예쁘고 성숙한 여자로 변하는-을 이룬 모두와 과거에 뭔지 모를 비밀이 숨겨있는 듯한 미미, 연예인을 좋아하고 공주병인 슬기 등 외모도 학업성적도 평범하기 짝이 없는 세 여고생이 대한민국 십대들의 평균적인 바람과 고민, 관심사를 유쾌하게 그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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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프란체스카 시즌1,2 (2005)
감독 : 노도철
극본 : 신정구 外
2005년 루마니아, 멸족위기에 몰린 뱀파이어들의 '피의 제국'의 영광이 재현되는 그 날까지 조용히 인간처럼 숨어 지내기 위해 전세계로 뿔뿔이 흩어지는데.. 잘못 배를 타 한국에 도착한 프란체스카 일행은 실수로 소심하고 불운한 인간 두일을 물게 되고 그들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는데...
노도철 PD와 신정구 작가가 주축이 된 시즌 1,2는 높지 않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시트콤등과는 차별되는 비현실적인 설정과 현실에 대한 풍자, 독특한 캐릭터의 등장인물들로 광적인 마니아층을 확보하여 화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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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2004)
감독 : 강석범
각본 : 신정구, 강석범, 이윤진
신정구 작가가 <안녕. 프란체스카> 집필에 앞서 각본을 쓴 영화로, 그의 영화계 입문작이기도 하다. 가슴 찡하게 당겨오는 감동대신 거부감없는 웃음을 연신 터트릴 수 있는 연애일대기. 도시여자 윤혜진과 변두리 동네 반장인 홍두식을 등장시켜 ‘성격이 전혀 다른 두 남녀가 만나 하나의 사랑으로 통한다’는 멜로의 큰 흐름을 따라가면서 대사의 감칠맛으로 웃음을 유발시키는 스크로 볼 코미디의 모양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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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남자친구 (2004)
감독 : 최석원
각본 : 신정구, 최석원 外
당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던 배우 이동건과 그의 연인이던 한지혜를 주인공으로 하고, 인기를 끌던 혈액형별 성격과 특히 'B형 남자'에 대한 소재를 트렌디하게 끌어와 주목을 끌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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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의 정석 (2005)
감독 : 오기환
각본 : 신정구, 오기환 外
<작업의 정석>은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던 신정구 작가의 공식적인 첫번째 시나리오이다. <홍반장..>의 시나리오 작업에도 참여했지만, 그의 이름을 타이틀에 올리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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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탁의 천사 (2006)
감독 : 이민수
각본 : 권성국 | 각색 : 신정구, 김명균, 이재윤
아들과 동갑인 열여덟 학생으로 아버지가 환생한다는 재미있는 발상으로 신선한 세대공감 코미디를 추구했으나 흥행에서는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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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듸오 데이즈 (2007)
감독 : 하기호
각본 : 김현정 | 각색 : 신정구, 하기호
조선 최초의 라디오 방송국을 소재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엮었던 작품으로, 신정구 작가는 각색에 참여했다. 신정구 작가는 프로듀서와 제작자에게 왜 각색을 다시 맡기는지 의문스러운 만큼 재미있고, 다져진 대본은 정교한 블록 쌓기 같아서 작은 부분 하나 손대기가 힘들었지만, 가능하면 첫 느낌 그대로 살려 작업하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영화 역시 흥행에선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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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들 (2009)
감독 : 이재용
각본 : 이재용 外 | 각색 : 신정구
신정구 작가가 참여한 가장 최근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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