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영화의 위대한 거장 3인전

- 리처드 플레이셔, 로저 코먼, 테렌스 피셔 -

 

일시 :  2011.4.9(토) ~ 5.8(일)

장소 : 서울 아트 시네마 (http://cinematheque.seoul.kr)   

 

 

주류 할리우드와는 다른 불순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B영화의 진가를 확인할 좋은 기회!

B영화는 1930~40년대 당시 관객 감소를 우려한 미국의 스튜디오들이 한 번에 두 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동시상영을 기획하면서 나온 용어입니다. 메이저에서 잘 나가는 감독과 배우를 고용해 만든 A영화와 상대적으로 예산이 적고 한물간 스타나 신인배우를 기용해 만든 마이너한 영화를 하나로 묶으면서 B영화는 졸속 제작한 작품이라는 인식을 관객들에게 심어 놓았습니다. 하지만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에 대한 독점금지법과 컬러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선호로 인해 전통적인 개념의 B영화는 오래지 않아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로저 코먼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 B영화라고 소개하는 매스컴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리처드 플레이셔와 로저 코먼, 테렌스 피셔는 B영화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바꾸어놓았습니다. 이들은 영화 역사상 가장 오락적이면서 가장 막나가는 영화를 만든 감독들로 유명합니다. 저예산 졸속의 B급이 아닌 메이저에서 허용하지 않는 지구상에 단 하나뿐인 상상력과 자유로운 제작환경을 최대한 활용한 영화는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 영화팬들의 열띤 환호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각자의 개성도 뚜렷합니다. B영화라는 범주로 공통점을 가질 뿐 작품의 성격은 전혀 다른 지점을 향하는 것입니다. 리처드 플레이셔는 특수효과가 돋보이는 영화를 만들다 뒤로 갈수록 서구사회의 이면을 건드린 테마로 주목받았다면 로저 코먼은 메이저에서 독립한 영화가 가져야 할 창조적인 연출과 흥행에서 손해 보지 않는 제작방식을 확립했습니다. 또한 테렌스 피셔는 익숙한 괴수물을 가져와 자극적인 소재와 충격적인 연출을 가해 독특한 영화적 기운을 창조하며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후대에 미친 영향도 막대해서 <닥터 두리틀>(1967) <레드 소냐>(1985) 등 리처드 플레이셔의 많은 작품이 현대에 리메이크되어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로저 코먼의 경우, 그를 통해 영화를 배웠던 마틴 스콜세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잭 니콜슨 등이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감독과 배우의 위치에 올랐습니다. 미술과 세트가 돋보이는 테렌스 피셔 영화의 특징은 현대 공포물에서 공통적으로 두드러진 요소이기도 합니다. B영화의 위대한 거장으로 평가받는 이들 3인의 영화는 색다른 영화보기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 시네토크

4월 24일(일) 15:30 <보스턴 교살자> 상영 후
‘B영화와 리처드 플레이셔’ | 김성욱 (영화평론가,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 앞서 상영되는 작품을 보신 관객들에게 참여 우선권을 드리며, 자리가 남을 경우 선착순으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 상영작 - 

 

해저 2만리 

쥘 베른의 동명소설을 원작삼아 디즈니에서 제작한 영화. 커크 더글러스는 사라진 고래잡이 어선을 찾기 위해 먼 바다로 떠나는 19세기 선원 네드를 연기했다. 그곳에서 긴 뿔이 여러 개 달린 무시무시한 생명체를 만나게 되는데... 심해를 다룬 이 영화는 당시 특수효과에서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줘 1954년 아카데미 시상식 해당 부문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리처드 플레이셔   1954 | 미국 | 127min | Color

난폭한 토요일 

애리조나의 작은 광산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마을 사람들이 각자의 개인적인 이유로 은행털이에 참여하는 과정을 묘사한다. 여기서 리 마빈은 은행 강도 역을 맡아 차가운 악의 면모를 선보이고, 농부로 출연한 어네스트 보그나인은 평화를 신봉하지만 악당에게 위협받는 아이들을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다층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리처드 플레이셔   1955 | 미국 | 90min | Color

바이킹 

8,9세기 경, 영국 근해의 한 섬에 근거지를 두고, 당시 여러 소왕국으로 나뉘어 있던 영국을 끊임없이 위협하던 한 바이킹 부족의 이야기. 바이킹인 에이나르와 에릭은 이복형제지만 운명의 장난으로 인해 에릭은 노예로, 에이나르 는 라그나르의 상속자로 자란다. 서로의 관계에 대해 전혀 모른 채 서로를 미워하던 두 사 람은 모르가나 공주를 위해 영국으로 가는 배에 함께 오른다. 그리고 형제는 모르가나 공주가 있던 탑에서 운명의 결투를 하게 된다. 1980년대 <레드 소냐>와 <코난>으로 이어지는 레전드 판타지에 대한 플레이셔의 관심을 엿볼 수 있는 작품.

  리처드 플레이셔   1958 | 미국 | 116min | Color

강박충동 

1924년 젊은 동성애자 커플이 어린 아이를 무참하게 살해하며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다만 영화는 이들의 범죄행각보다 검거 후 벌어지는 법정에서의 부조리한 상황에 대해 집중한다. 오슨 웰즈가 희대의 살인마를 사형에서 구해내기 위해 대담하게 행동하는 피고 측 변호사를 맡았다.

  리처드 플레이셔   1959 | 미국 | 103min | B&W

보스턴 교살자 

보스턴의 한 아파트에서 한 여인이 목이 졸려 살해된 이후 같은 수법의 사건이 연달아 이어진다. 사건의 발단부터 수사, 범인 체포, 심문까지를 리얼한 세미다큐멘터리 터치로 묘사한 범죄 영화의 수작. 미남 스타 토니 커티스가 그의 연기경력 일대 전환이라고 할 수 있는 범죄자를 연기했으며, 당시 유행한 화면 분할의 테크닉이 대단히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리처드 플레이셔   1968 | 미국 | 116min | Color

릴링턴가의 살인 

영국에서 실존했던 살인 사건을 토대로 부패한 사회 속에서 살인범이 되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린 작품.

  리처드 플레이셔   1971 | 영국 | 111min | Color

라스트 런 

은퇴를 눈앞에 둔 해리는 편안한 노후를 위해 마지막 한탕을 꿈꾸는 운전사다. 마침 오랜 친구의 제안을 받고 범죄자를 안전한 곳으로 호송하는 일을 맡게 된다. 하지만 비행기에 이상이 생기면서 그의 앞날에 암운이 드리운다. 크레딧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연출을 보조하기 위해 참여했던 존 휴스턴이 리처드 플레이셔를 대신해 상당 분량을 연출했다.

  리처드 플레이셔   1971 | 미국 | 95min | Color

소일렌트 그린  

과일이나 채소, 고기 같은 천연 식품이 사라진 2022년의 지구. 인구 과잉 현상으로 인해 사람들은 굶주림과 병에 시달리고, 유일한 식료품은 배급받은 물과 ‘소일렌트'라 불리는 알 수 없는 음식뿐이다. 어느 날, 소일렌트 사(社)의 사장이 살해당하고, 그 사건을 조사하게 된 형사가 ‘소일렌트 그린'성분의 실체를 파헤치자 사람들은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된다. 50년대 할리우드 영화를 지배하던 핵에 대한 공포를 SF적 감수성으로 담아내고 있는 플레이셔의 대표작 중 하나.

  리처드 플레이셔   1973 | 미국 | 97min | Color

두목은 죽었다

세 마피아 조직이 혼재하는 거리를 무대로 그들의 격렬한 항쟁을 그린 바이올런스 드라마. 서로를 견제하며 가시적 평화를 이루던 마피아 조직에서 한 명의 대부가 죽자 균형이 깨어진다. <대부> 이후 마피아를 소재로 많은 작품들이 양산되었지만, 리처드 플라이셔는 폭력 묘사에만 심혈을 기울이는 범작들과는 차이가 나는,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복잡한 인간관계와 각각의 심정 묘사를 섬세한 터치로 보여준다.

  리처드 플레이셔   1973 | 미국 | 115min | Color

어셔가의 몰락 

로저 코먼이 연출한 에드거 앨런 포 원작의 첫 번째 영화. 필립은 약혼녀를 만나기 위해 어셔 저택을 방문한다. 하지만 약혼녀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인데다가 그녀의 오빠는 어서 빨리 저택을 떠나라고 겁을 준다. <어셔가의 몰락>이 성공하자 코먼은 포우 원작 영화를 연이어 만들었고 이들 영화를 통해 비평가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로저 코먼   1960 | 미국 | 79min | Color

바다에 출몰한 피조물 

코먼 스타일의 B영화 초기 대표작. 쿠바를 탈출한 장군과 갱단 출신의 도박사 간의 추격전으로 진행되던 영화는 별안간 해안가에 출몰한 괴물과의 사투를 그린 괴수물로 변모한다. 인형의 탈을 뒤집어쓴 것 같은 괴물 형상이 실소를 자아내는 영화는 코먼이 <지상의 마지막 여인 Last Woman on Earth>(1960)의 해안가 세트와 배우들을 활용해 만들었다.

  로저 코먼   1961 | 미국 | 63min | B&W

저승과 진자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을 <나는 전설이다>의 리처드 매드슨이 각색. 바나드는 여동생 엘리자베스가 죽었다는 소식에 그녀의 남편을 찾아간다. 그리고 바나드는 그가 엘리자베스의 환영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귀신들린 집' 장르에서 가장 독특한 세트라는 평가를 받았을 뿐 아니라 코먼은 포의 소설을 가장 훌륭하게 연출하는 감독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로저 코먼   1961 | 미국 | 80min | Color

X-레이 눈을 가진 사나이 

충격적인 눈알 장면으로 오프닝을 여는 영화는 투시력을 갖게 된 의학자의 파국을 다룬다. 자비어 박사는 과도한 X레이 실험을 펼치다가 모든 물질을 투시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 동료 의사들은 그 능력을 획기적인 수술 방법에 활용하라고 하지만 자비어는 자신의 욕망에 집착하게 되고 급기야 이성을 잃는 지경에 이른다.

  로저 코먼   1963 | 미국 | 79min | Color

프랑켄슈타인의 저주 

<드라큘라>와 함께 해머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공포 영화. 해머의 간판 배우인 피터 쿠싱과 크리스토퍼 리가 각각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괴물 역을 맡아 특유의 괴기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사형선고를 받은 프랑켄슈타인의 회상조로 시작하는 오프닝이 인상적이며 이 영화의 성공으로 <프랑켄슈타인의 저주>(1958)가 곧바로 제작됐다.

  테렌스 피셔   1957 | 영국 | 82min | Color

드라큘라 

브람 스토커의 유명한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벨라 루고시가 출연한 토드 브라우닝의 <드라큘라>(1931)보다 원작의 의도에 더 가깝다는 평을 듣는 뛰어난 공포영화 중 한 편이다. 영국 개봉 당시 잔인하다는 이유로 많은 장면이 검열 당했지만 2000년대 중반 BFI(British Film Institute)가 원본의 형태로 복원했다.

  테렌스 피셔   1958 | 영국 | 82min | Color

미이라 

고고학자 존 배닝은 이집트에서 도굴을 하던 중 아난카 공주의 무덤을 모독한다. 크리스토퍼 리가 분장한 미라로 보존되어 있던 그의 연인이 이에 격분해 깨어나고 존 배닝에게 복수하기 위해 영국으로까지 쫓아온다. 하지만 존 배닝의 아내가 아난카 공주와 닮았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녀에게 관심을 보인다.

  테렌스 피셔   1959 | 영국 | 88min | Color

드라큘라의 신부들 

<드라큘라>의 호평에 고무된 피셔는 곧바로 후속격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리가 더 이상의 드라큘라 연기를 거부하면서 드라큘라가 출연하지 않는 드라큘라 영화가 제작됐다. 드라큘라의 아들로 추정되는 마인스터 남작과 그가 흡혈한 '드라큘라의 신부들'이 등장하는 것. 그리고 피터 쿠싱은 전설적인 드라큘라 사냥꾼 반 헬싱을 연기한다.

  테렌스 피셔   1960 | 영국 | 85min | Color

늑대인간의 저주 

드라큘라와 프랑켄슈타인 시리즈를 간판으로 내걸었던 해머가 새롭게 수혈한 장르. 유니버설사의 <울프맨>(1941)을 변형한 이 영화는 인간에서 늑대인간으로 변하는 청년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괴수물이다. 선천적으로 늑대인간의 저주를 받고 태어났다는 설정이 <울프맨>과는 다르다. 인상적인 괴수 분장은 물론 긴장감을 조성하는 분위기 연출이 뛰어나다.

  테렌스 피셔   1961 | 영국 | 91min | Color

지옥에서 온 프랑켄슈타인과 괴물 

해머가 프랑켄슈타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여섯 번째 작품. 몬스터와 프랑켄슈타인이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마지막 장면은 당시로서는 굉장히 잔인하고 폭력적이란 점에서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이룬다. 몬스터로 출연한 데이비드 프로우즈는 후에 <스타워즈> 시리즈의 다스 베이더를 연기해 컬트배우의 지위에 올랐다.

  테렌스 피셔   1974 | 영국 | 99min | Colo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