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즐거움을 나누다! 

한국영화 새로운 작가 전략

 

일시 :  2011.3.22(화) ~ 4.7(목)

장소 : 서울 아트 시네마 (http://cinematheque.seoul.kr)  

 

2010년과 2011년은 저예산 장편 데뷔작들이 돋보였던 해라고 할 만합니다. 주류 영화계가 흥행에 성공한 장르와 소재의 재활용, 무엇보다 규모의 경제학에 함몰된 사이, 창의적인 영화문법과 사회현실에 밀착한 소재, 그리고 자신만의 제작방식으로 무장한 신진작가들의 작품이 새로운 영화 보기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소개되는 2010년과 2011년에 개봉한 14편의 작품들은 각자의 장르와 이야기, 그리고 서술법을 택하고 있어 흥미로움을 더합니다. <빗자루, 금붕어 되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혜화, 동>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이지만 그렇기에 외면하는 현실을 정면으로 다루는가 하면, <이웃집 좀비>와 <불청객>은 각각 흥행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무시 당해온 좀비와 SF를 과감하게 차용해 근사한 결과물을 내놓기도 하였습니다. <회오리 바람>과 <이파네마 소년>, <조금만 더 가까이> 역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청춘을 소재삼아 지금 세대의 사랑과 방황의 흔적을 스크린에 새겨 넣습니다. <반드시 크게 들을 것>과 <쿠바의 연인>의 경우, 개인의 감정과 사연을 극에 적극적으로 도입해 색다른 다큐멘터리의 재미를 선사하고 <파수꾼>과 <짐승의 끝>은 기존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화용론과 영화문법으로 젊은 영화의 면모를 과시합니다. 그리고 <마녀의 관>과 <레인보우>는 소위 클리셰(Cliché)라고 부르는 익숙한 장면이나 기승전결의 서술을 따르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이야기의 자유로움을 획득한 경우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의 작품을 한 데 모으면 2010년과 2011년의 한국영화 장편 데뷔작들이 도달한 새로운 경향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최근의 장편 데뷔작들이 보여주는 지금의 이 시작을 꾸준한 무엇으로 지속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14편의 영화를 상영하는데 그치지 않고 작품을 연출한 감독들 모두가 함께 모이는 자리를 마련한 건 이 같은 의도에서 비롯됐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과거와는 다른 한국영화의 신(新)풍경을 목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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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를 만나다: 포럼

포럼1: 3월 26일(토) 19:00
'한국영화, 새로운 작가 전략의 돌파구를 찾다'
- 패널: 김동주, 김종관, 민용근, 이응일, 윤성현 장철수, 정호현

포럼2: 3월 27일(일) 16:30
'지속 가능한 영화 제작에의 질문’
- 패널: 김기훈, 박진성, 백승화, 신수원, 오영두, 장건재, 홍영근

 

- 상영작 - 

 

마녀의 관 

러시아 작가 고골의 <비이 VIY>를 세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했다. 1막 '이상한 여자'는 오디션 현장에 참가한 배우에게서 이상한 감정을 느끼는 감독의 얘기를, 무대극으로 펼쳐지는 2막 '마녀의 관'은 마녀를 때려잡은 러시아 신학생이 휘둘리는 기이한 상황을, 3막 '커튼콜'은 시각장애인 음악가가 겪는 환상을 다룬다. <기담>의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감독은 공포인 듯 환상인 듯 기담인 듯 경계가 모호한 이야기 펼쳐 보인다.

  박진성   2008 | 한국 | 120min | Color

빗자루, 금붕어 되다 

50대의 장필은 고시촌의 허름한 고시원에서 홀로 살아간다.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착한 그는 같은 고시원에 사는 청년에게 돈을 빌려주지만 돈을 되돌려 받기는커녕 그에게 일자리까지 빼앗기고 설상가상으로 동네 골목에서 만난 여자에게 사기까지 당한다. 일상을 연명하는 것에 위기를 느낀 장필은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른다. 영화는 장필의 사연을 통해 돈이 세상을 지배하는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김동주   2008 | 한국 | 80min | Color

반드시 크게 들을 것 

인천의 라이브 클럽 '루비살롱'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 '타바코 쥬스'의 일상을 담은 음악다큐멘터리. 록의 불모지인 인천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인디밴드의 메카인 홍대로 진출하는 과정을 담았다. '타바코 쥬스'의 드러머 백승화가 직접 메가폰을 잡아 생생함을 더하며, 무엇보다 밴드의 감정에 밀착한 촬영이 인상적이다.

  백승화   1966 | 미국 | 185min | Color

이웃집 좀비 

6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졌다. '틈 사이'는 피규어 마니아가 좀비로 변해가는 과정을, '도망가자'는 좀비 남친을 놓지 못하는 여자의 러브스토리를, '뼈를 깎는 사랑'은 좀비로 변한 엄마를 위해 살을 도리고 피를 뽑는 드라마를, '백신의 시대'는 백신을 개발한 과학자와 괴한과의 사투를, '그 이후… 미안해요'는 좀비였던 남자가 인간으로 돌아온 후 겪는 차별을, 그리고 '폐인 킬러'는 마감에 쫓기는 좀비의 강박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다룬다.

  홍영근, 장윤정, 오영두, 류훈   2009 | 한국 | 89min | Color

쿠바의 연인 

감독은 원래 쿠바의 사회주의와 춤과 음악을 경험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쿠바에 정착한 한국인들을 촬영하던 중 열 살 연하의 쿠바 남자 오리엘비스를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되면서 다큐멘터리는 한국과 쿠바를 오가는 한국여자와 쿠바남자의 결합에 대한 편견 극복기가 된다. 애초 의도와 달리 영화의 성격이 중반에 확 바뀌지만 오히려 그런 의외성이 재미를 주는 다큐멘터리다.

  정호현   2009 | 한국 | 93min | Color

회오리 바람 

태훈과 미정은 사귄 지 백 일째를 맞아 여행을 떠난다. 돌아온 이들에게 기다리는 건 부모들의 따가운 질책. 고등학교 2학년생인 이들의 사랑과 헤어짐을 묘사하되 영화는 방황하는 사춘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청춘을 정의한다.

  장건재   2009 | 한국 | 96min | Color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은행 업무 중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인 해원은 휴가를 받아 성장기를 보냈던 무도로 향한다. 오랜만에 옛 친구 복남을 만나지만 그들을 둘러싼 남자들과 동네 사람들의 눈초리는 이상하기만 하다. 결국 복남은 낫을 들고 이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항상 당하고만 살아온 복남의 복수를 그리지만 단순히 여성 복수극에 머무르지 않고 폭력을 방관하는 환경이 폭력을 낳는다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장철수   2010 | 한국 | 115min | Color

불청객  

블록버스터와 비교해 껌 값 수준에 불과한 2,000만원의 제작비로 완성된 <불청객>은 그 스케일만큼은 거창하다. 고시공부에만 열중하던 자취생이 외계로 납치당한 후 다시 지구로 되돌아오기까지 과정이 전 지구적, 아니 전 우주적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의도적인 조잡함과 그에 버금가는 특수효과로 B급 영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응일   2010 | 한국 | 67min | Color

레인보우 

주인공이 잘 나가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영화감독에 대한 꿈을 키우는 이야기란 점에서 영화에 대한 영화이고, 엄마이자 부인으로 영화와 가정 사이에서 고군분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영화이며, 기타를 좋아하는 아들의 도움으로 영화 소재도 얻고 이를 계기로 가족 간의 갈등도 해소한다는 점에서는 음악영화이자 가족영화이기도 하다.

  신수원   2010 | 한국 | 91min | Color

이파네마 소년 

해변에서 매일 같이 서핑 연습을 하는 소년은 헤어진 첫사랑을 잊는 게 두렵다. 그런 소년 앞에 첫사랑을 닮은 소녀가 나타난다. 바다 빛처럼 청량하지만 파도처럼 예측하기 힘든 청춘남녀의 두 번째 사랑.

  김기훈   2010 | 한국 | 95min | Color

조금만 더 가까이 

고장난 사랑에 관한 다섯가지 증상. 막 사랑에 눈뜬 커플, 헤어진 후에도 갈등을 겪는 커플, 이별 직전에 놓인 게이 커플, 그리고 우정과 사랑 그 어딘가에 위치한 커플의 사연을 횡단하며 사랑의 '어떤' 순간과 감정을 잡아낸다.

  김종관   2010 | 한국 | 108min | Color

짐승의 끝 

아이를 낳기 위해 고향에 가는 ‘순영’. 그녀가 탄 택시에 야구모자를 쓴 남자가 탑승한다. 순영과 택시기사의 과거를 줄줄 꿰더니, 곧 전기가 나가고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 올 거라며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거짓말처럼 그의 말대로 택시는 갑자기 멈추고, 순영과 기사는 정신을 잃는다. 그녀는 과연 무사히 아기를 낳을 수 있을까.

  조성희   2010 | 한국 | 114min | Color

파수꾼 

영화는 어느 고등학생의 자살로 시작한다. 그가 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추적하는 것이 <파수꾼>이 의도하는 바다. 사건의 중심엔 세 친구의 살얼음 같은 우정이 놓여있다.

  윤성현   2010 | 한국 | 117min | Color

혜화, 동 

유기견을 돌보며 일상을 사는 혜화 앞에  옛 남자친구가 나타나 그들의 아이가 살아있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한다.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죽은 아이 때문에 힘겨워하다 겨우 마음을 다 잡았던 차에 그 소식을 들은 혜화는 마음을 다잡을 수가 없는데...

  민용근   2010 | 한국 | 108min | Color

 

 * 상영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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