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영화 특집 상영


후원: 주한독일문화원

장소: 필름포럼
기간: 2월17일--2월 27일


픽션과 논픽션의 중간 영역에서 독자적인 미학과 방법론을 모색했던 에세이 영화의 대표작들을 모아서 상영한다.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 독특한 장르의 대표작들을 살펴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상영작품 목록>
 

# 니스에 관하여 A propo de Nice

감독: 장 비고 1930, 프랑스, 25분

휴양도시 니스에 관한 매혹적이면서도 신랄한 관찰.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관광지로서의 니스가 아니라, 웨이터, 청소부, 댄서 등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역동적인 삶의 활기를 보여주는 한편 해변과 거리에서 나른하게 소일하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통해 사회의 모순과 위선을 꼬집고 있다.





# 베를린도시의 교향악 Berlin: Symphony of a Great City

감독: 발터 루트만 1928, 미국, 67분

도시의 교향악은 도시의 삶에 대한 유례없는 낙관을 대표한다. 당시의 정치·경제적 위기 속에 어떻게 이런 영화들이 나왔는지 불가사의한 가운데, 도시의 교향악은 도시, 교통, 산업, 기계에 대한 찬가를 불렀다.


 


# 인디아 India

감독: 로베르토 로셀리니 1959, 프랑스,이탈리아, 90분 

로셀리니가 인도여행 당시 수집한 여러 자료들 및 스스로의 체험, 현지인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 제작한 영화로, 문명과 자연이 서로 조화되는 동시에 대결하기도 하는 인도에서의 삶의 여러 양상들을 우화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특수한 사례들과 우화의 결합을 통해 어느 순간 세계와 인간에 관한 통찰로 비약하는 로셀리니 영화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불가해하면서도 매혹적인 작품.

"<인디아>의 아름다움은 세상의 창조에 견줄 만하다." (장 뤽 고다르)


 


# 태양없이 Sans Soleil

감독: 크리스 마르케 1982, 110분

한 여성이 친구에게 받은 편지들을 읽으며 이야기한다. 그녀의 친구 프리랜서 카메라맨인 샌도르 크리스나(Sandor Krisna)는 취재활동을 위해 전 세계를 두루 돌아다닌다. 그는 특히 '생존의 두 극단'인 일본과 아프리카에 관심이 많다. 그는 취재 현장에서 그때마다 자신의 느낌과 소감을, 그리고 당혹감과 혼란스러움을 기록하여 여자친구에게 편지를 보내곤 한다. 그의 괴짜 일본인 친구는 기억을 담은 이미지들을 합성하고 뭉개버림으로써 그의 고민에 모종의 해답을 제공한다. 한 영화감독이 이러한 상황을 영화로 만든다. 그는 인물들과 그들의 관계를 보여주기보다, 편지들, 논평들, 모아진 이미지들, 만들어진 이미지들, 빌려온 이미지들을 뒤섞어, 반복된 주제와 대위법 등을 사용해 작곡의 형식으로 형상화해내고, 이를 통해 허구적 기억이 탄생하게 된다. 이 영화는 기억에 관한 영화이다. 인류의 모든 형태의 희망을 창출해냈던 '태양'이 사라지는 순간, 그 심연에 놓인 한 남자가 인류의 역사를 바라보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 거짓의 F Verites Et Mensonges

감독: 오슨 웰즈 1975, 프랑스, 이란, 독일, 85분

스페인의 이비자 섬에는 희대의 사기꾼 2명이 있다. 세잔느와 르누아르의 모조화를 단숨에 그릴 수 있는 호리와, 호리의 전기를 쓰는 어빙이 바로 그들. 어빙은 이전에 하워드 휴즈의 가짜 전기를 쓴 게 밝혀지지만, 무엇이 진실인지는 알 수가 없다. H.G. 웰스의 소설 「우주 전쟁」을 실제 상황 보도를 가장한 라디오 드라마로 만들어 미국을 충격의 도가니에 몰아넣었던 오슨 웰스가 다시 시도한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로, 편집을 통해 피카소가 오야 코다르를 훔쳐보는 듯한 장면을 연출해 냈다. 피카소가 ‘예술은 하나의 거짓말이다’라고 이야기 한 데에, 웰스는 ‘진실을 이해하기 위한 거짓말이다’라고 덧붙였다. 프랑수아 트뤼포는, 이 작품의 편집이 특별하며 다큐멘터리와 같은 형식을 통해 시적인 느낌을 전달한다고 했다.

 



# 세계의 이미지와 전쟁의 각인 Image of the world and inscrption of war

감독: 하룬 파루키 1985, 44분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이론가인 하룬 파루키는 영화를 무대로 자신의 실험을 펼친 탐험가이다. 그는 이미지를 수집해 사회역사적인 재배열을 시도한다. 감독은 다양한 영화들의 같은 구조의 장면들에서 변화하거나 고착된 자본과 개인 간의 관계, 사회적 의미 잡아낸다. 



 
# 쇤베르크의 영화 음악 입문

INTRODUCTION TO ARNOLD SCHOENBERG'S ACCOMPANYING MUSIC FOR A SILENT FILM SCENE

감독: 장 마리 스트라우브, 다니엘 위에 1973, 16분

쇤베르크가 칸딘스키에게 보낸 편지 그리고 1935년의 브레히트의 연설등이 인용되면서 30년대 후반의 사회적 분위기가 현대에 되살아나고 있음을 환기시킨다. 




  
# 파타모르가나 Fata Morgana

감독: 베르너 헤어조크 1971, 독일, 79분

죽음 혹은 사멸화된 식민주의에 관한 SF적인 엘레지. 이국적인 것을 좋아하고 자연과의 전투적인 로케이션을 즐기는(?) 헤어조크는 여기서는 사하라 사막을 선택한다. 그 사막의 이미지는 신기루처럼 다루어진다. 절멸을 의미하는 죽음처럼.

 



# 고다르 영화사 Histoire(s) du Cinema

감독: 장 뤽 고다르 1997, 스위스, 프랑스, 267분

1998년에 총 4부 8편(각 장은 A와 B, 두 편씩으로 구성되어 있다)이 완성된 <영화사>의 출발점은 대략 1978년 몬트리올에서 고다르가 한 연속 강의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강의 중 일부를 수록한 책 <<영화의 진실한 역사를 위한 서설>>에서 고다르는 ‘참된’ 영화의 역사란 일러스트레이션이 삽입된 텍스트들이 아니라 이미지와 사운드들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썼다. <영화사>는 고다르가 자신의 이런 생각에 따라 실제 영화 속 이미지와 사운드의 조각들을 몽타주해 서술한 고다르판 영화의 역사이다. 고다르가 쓴 이 영화의 역사는 우리가 보통의 영화사 서적들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연대기적인 역사의 기록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이 고고학적이거나 생물학적이라고 부르는 방식을 통해 20세기의 영화에 대한 단선적인 역사가 아닌 복수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미국의 저명한 영화 평론가 조나단 로젠봄은 프로젝트의 원대함이란 측면에서 고다르의 <영화사>를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간의 경야>에 비견할 만한 것이라고 말한다. 고다르의 이 프로젝트는, 거의 17년의 집필 기간을 소요한 조이스의 작품에 맞먹을 에너지를 들여 만들어진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영화를 통해 지각되는 20세기를 다룬다는 점에서도 언어를 통해 이해되는 인류의 역사에 관심을 갖는 조이스의 작품에 견줄 수 있다는 것이다. 고다르가 써낸 이 영화의 역사가, 후에 20세기 영화사를 돌이켜볼 때 그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사건 가운데 하나로 꼽힐 것임은 분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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