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마 나기사 회고전  

 

일시 : 2010년 7월 9일(금) ~ 7월 28일(수)  

장소 : 서울아트시네마 

 

 

 7월 9-28일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전후 일본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오시마 나기사(大島渚) 감독의 영화를 조명하는 회고전을 개최합니다.

오시마 감독을 다루는 기획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1950년대 말부터 1990년대 말을 아우르는 22편의 영화가 상영됩니다.  


1959년 <사랑과 희망의 거리>로 데뷔한 이래 일본의 군국주의와 검열, 광기 등을 신랄하게 비판해온 감독으로 유명. 유럽 예술영화의 전통을 이어받아 오즈 야스지로(1903-1963), 미조구치 겐지(1898-1956) 같은 거장의 작품들과는 다른 전후 일본 사회의 새로운 기운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작 : <고하토>,<전장의 메리 크리스마스>,<감각의 제국>,<열정의 제국>
 
 
 
 
 

 

상영작

일본 누벨 바그의 시작을 알리는 <사랑과 희망의 거리> <청춘 잔혹이야기>
1960년대 극좌 학생운동인 전공투(전국학생공동투쟁회의)를 배경으로 한 <일본의 밤과 안개> <교사형> <의식>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문제작 <감각의 제국> <열정의 제국> 등 국내에도 친숙한 작품들
국내에 처음 상영되는 <열락> <동반자살 일본의 여름> <신주쿠의 도둑일기> <막스 내사랑> 등...   

사랑과 희망의 거리(1959)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데뷔작. 비둘기의 귀소본능을 이용해, 같은 비둘기를 몇 번이나 팔고 있는 가난한 소년과 부르주아 소녀의 교우를 통해 현대사회의 밑바탕에 숨겨져 있는 계급적인 단절에 절망한다는 충격적인 내용. 특히, 소년이 비둘기를 사살한다는 강렬한 라스트 신과 영화작가의 탄식이 스크린 곳곳에서 신음처럼 들려오는 멋진 작품.
청춘 잔혹 이야기(1960)

학생운동에 절망한 청년 기요시는 어느 날 중년남성에게 겁탈당할 위기에 처한 여학생 마코토를 구해주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가출한 마코토는 기요시의 아파트에서 동거하며 그의 아이를 임신하고, 돈이 궁한 기요시는 그녀를 거리의 여자로 이용, 중년남자들을 유혹한 뒤 그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낸다. 쇼치쿠 누벨바그라는 일본 영화사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오시마 나기사의 기념비적인 걸작으로 이후 ‘태양족 영화’라 불리는 일본의 수많은 청춘 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준 작품.
태양의 묘지(1960)

오사카 빈민가에서 살아가는 하층민과 그곳을 거점 삼아 싸움을 일삼는 삼류 깡패들의 생활상이 등장한다. 이제 막 깡패 집단에 들어간 순수한 주인공 청년을 따라 영화는 흘러가고, 크고 작은 싸움과 강간이 빈번히 일어나는 과정에서 청년은 도덕적 방황을 겪는다. 사회를 겨냥한 직접적인 발언은 없으나, 영화의 정조만으로도 당시 일본사회의 음울함을 반영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의 유약하면서도 곧 터질 것 같은 불안한 감정이 돋보이고, 묘지 위로 쏟아지는 붉은 석양이 내내 영화를 위태롭게 감싼다.
일본의 밤과 안개(1960)

대학 동창의 결혼식 피로연에 모인 선후배들이 격렬한 논쟁을 펼치기 시작한다. 이들은 학생운동단체의 선후배들로, 이들의 토론과 함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드라마가 진행되는 오시마 나기사의 정치적 야심작. 60년대 안보투쟁의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시종일관 격렬한 논쟁 속에 구세대와의 첨예한 대립이 드러난다. 개봉 당시 불과 4일 만에 상영중지가 된 작품으로 이 사건 때문에 오시마 나기사는 쇼치쿠 영화사를 퇴사하기도 했다. 전체가 43개의 쇼트로만 이루어진 롱테이크로도 유명하다.
사육(1961)

2차 대전 중 미군 비행기가 일본의 시골 마을에 추락, 흑인 병사가 마을 주민들에게 감금되어 사육된다. 그들은 자신들의 공동체 내부에 발생한 증오와 원망의 기운을 흑인 병사에게 쏟아 붓고 결국 그를 살해하기에 이른다.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로 살인의 책임을 회피하는 어른들의 기만을 꿰뚫어보는 소년의 시선을 통해 일본 사회를 비판하는 작품. 쇼치쿠를 퇴사한 오시마 나기사가 그의 동료들과 만든 첫 작품으로 그의 영화에서 전환점을 이루는 영화다.
열락(1965)

주인공은 한 절도범의 협박으로 그가 복역하는 동안 거액의 돈을 맡게 된다. 빈둥거리던 그는 돈에 대한 유혹에 빠지고, 결국 그 돈을 먹고 마시고, 여자와 섹스를 즐기는 파티에서 모조리 탕진한 후 응징을 피하기 위해 자살을 결심한다. 전후 일본의 물질만능주의라는 비판적인 주제를 기괴한 스토리로 풍자한 작품.
윤복이의 일기(1965)

1964년, 감독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촬영한 스냅 사진을 활용해 만든 작품으로 오시마 나기사가 직접적으로 한국의 아이들이 처한 빈곤한 현실을 다룬 사진 영화. 오시마 나기사는 1965년 일본어로 출판된 『윤복이의 일기』라는 책을 읽고 이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이 영화에서 윤복이의 빈곤과 일본 식민주의, 그리고 60년대의 부패한 이승만 정권과의 연결을 시도했다. 이 영화에서 ‘윤복이’이란 이름은 경제적, 정치적으로 빈곤과 억압에 시달리는 소년의 대명사. 오시마 나기사는 이 영화에서 내레이션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 한국의 빈곤한 소년들에 대한 그의 공감과 동경, 애정을 피력하고 있다.
백주의 살인마(1966)

신슈의 농촌, 빈농의 딸 시노는 여교사인 마츠코, 촌장의 아들인 겐지, 가난한 청년 에이스케와 함께 이상적인 농촌공동체를 꿈꾸며 공동사육을 한다. 그러나 홍수로 인해 사육장은 날아가고, 겐지가 마을 임원이 됨으로써 공동체는 무너진다. 시노는 겐지와 동반자살을 시도하지만 혼자만 살아남게 되고, 실신 상태의 시노를 강간한 에이스케는 이후 ‘백주의 살인마’가 된다. 신문에 실린 연쇄살인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다케다 다이준의 원작을 각색한 작품으로, 2천 컷에 이르는 쇼트를 통해 피사체를 여러 각도에서 분할하는 실험적 편집기법으로도 유명한 걸작.
닌자 무예장(1967)

전국시대를 무대로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무예에 전념하는 쥬타로와 혼란의 시대에 농민 봉기를 이끌며 권력에 저항하는 닌자 카게 마루를 중심으로 중세에서 근세로의 변동기의 일본에서 민중들이 보여준 혁명의 정신을 그리고 있는 애니메이션. 196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시라토 산페이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여러 번의 영화화, TV화가 기획되었지만, 막대한 제작비 문제로 번번이 실패했다. 오시마 나기사는 2년 전 스틸 사진을 재구성해서 만든 단편영화 <윤복이의 일기>의 경험을 살려 2만 컷에 가까운 산페이의 원화를 편집기법을 통해 재구성해 새로운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탄생시켰다.
일본춘가고(1967)

세 명의 시골 고등학교 학생들이 대입고사를 위해 도쿄로 향한다. 시험장에서 그들은 주위에 앉은 여학생들을 보며 성적 환상에 빠져든다. 세 소년은 외설적인 노래를 부르며 자신들의 절망과 ‘부모들의 이상주의’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표현한다. 하지만 노래의 반항적인 힘은 한국계 일본인 여대생이 부르는 종군 위안부의 만가를 듣는 순간 사라져 버린다. 시험의 마지막 시간에 일본 민족이 한국에서 유래했다는 강의를 들으며, 그들은 환상의 대상이었던 소녀를 목 졸라 죽이는 상상을 한다. 꿈과 현실 그리고 의식의 흐름에 따른 독백이 교차되는 <일본춘가고>는 정해진 시나리오 없이 촬영을 진행하면서 작가와 배우들이 함께 만들어 간다.
동반자살 일본의 여름(1967)

섹스에 집착하는 젊은 여자, 그녀가 길에서 우연히 만난 자살 충동을 느끼는 한 남자, 그리고 갱 단원이 되고 싶은 총에 미친 남자, 비정상적이고 기이한 이 세 사람의 만남을 통해 감독은 당시 일본 젊은이들의 부조리하고 극단적인 문화의 초상을 그리며 비극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교사형(1968)

1958년, 두 명의 일본인 소녀를 강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어 1963년에 사형당한 한 재일 한국인 고등학생의 실화를 소재로 만든 오시마 나기사의 대표적인 걸작. 강간, 살인죄로 기소된 재일 한국인 R은 교사형에 처해지지만 사형은 실패로 끝난다. R의 몸은 죽음을 거부하고 동시에 그는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다. 사형집행관들은 R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 과정을 통해 재일 한국인에 가해지는 일본 사회의 차별과 국가의 역할, 극단적인 민족주의 등이 풍자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신주쿠의 도둑일기(1969)

주인공 남자는 한 서점에서 하찮은 물건을 훔쳐 몰락의 길로 빠져든다. 이를 본 가게 점원에게 눈에 띈 그는 소녀의 섹스 상대와 더불어 사실상 노예나 다름없는 존재가 된다. 영화는 젊은이들의 성적인 탐닉과 학생운동의 혼란을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그려내고 있다.
소년(1969)

부모로부터 자동차에 일부러 부딪쳐 운전사로 하여금 합의금을 뺏어내는 자해 공갈을 하도록 강요받은 한 소년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룬 영화. 소년은 이러한 행위가 나쁜 범죄임을 자각하고 있지만 자신이 그 일을 하지 않는다면 가족의 삶이 비참해질 것임을 알기에 어쩔 수 없이 계속 일을 한다. 불행한 소년과 부모들의 운명, ‘희생자 증후군’에 대해 연민을 표하기보다는 그들의 삶을 통해 일본 사회의 가족주의에 일침을 가하는 오시마 나기사의 역작.
도쿄전쟁전후비화(1970)

카메라를 가지고 도망치던 한 남자가 옥상에서 추락사하고, 그의 카메라로 영상을 찍던 주인공은 점차 현실의 모든 것이 혼란스러워진다. 결국 그 역시 카메라를 든 채 빌딩 위에서 추락하고, 다른 남자가 다시 카메라를 빼앗아 달려간다. ‘영화로 유언을 남긴 남자’라는 영어제목이 시사하듯,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성찰을 도쿄대 점거투쟁이라는 60년대의 정치적 사건과 결합한 작품이다. 형식적 파격성과 정치적 입장의 모호성으로 인해 개봉 당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의식(1971)

결혼식, 생일, 장례식 등 한 가족의 일대기가 극도로 복잡한 플래시백과 결합해 의식의 흐름처럼 펼쳐지는 작품. <일본의 밤과 안개>에서 사용된 다중적인 플래시백은 신부 없는 젊은이의 결혼식 등 상상과 초현실주의적인 에피소드들을 담아내고 있다. 이를 통해 오시마 나기사는 전후 일본의 역사와 아버지와 국가의 권위, 예술가의 역할을 성찰하고 있다. 전후 일본이 걸어온 25년간을 총괄한 작품으로, 그 해 「키네마 준보」 최고의 영화로 선정되었다.
그 여름날의 누이(1972)

어느 여름날 도쿄의 10대 소녀 나오코가 이복오빠인 츠루오를 찾아 오키나와로 떠난다. 그녀의 여행길에는 아버지와 재혼을 앞둔 젊은 여성 모모코와 오키나와로 향하는 노인 사쿠라다가 함께한다. 자유분방한 카메라워크와 팝 음악의 이질적인 이미지 속에서 오키나와와 일본의 문화적 차이와 가족의 관계를 보여주는 작품. 
감각의 제국(1976)

일본의 군국주의가 한창이던 1936년. 도쿄의 한 여인숙에 틀어박혀 오로지 섹스에만 몰두하다 애인을 살해, 성기를 절단해 사라진 아베 사다의 실제 이야기를 모델로 한 영화. 프랑스와 일본의 합작 영화로 성에 관한 충격적인 묘사 때문에 감독 오시마 나기사가 기소되는 사태까지 벌어질 정도로 당시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불러온 작품. 사랑과 죽음에의 충동을 파격적으로 묘사한 이 영화는 대담한 성 묘사에도 국제적으로 높은 예술성을 인정받은 오시마 나기사 최대의 문제작이다.
열정의 제국(1978)

메이지 시대의 일본을 배경으로 범죄와 성의 문제를 다룬 작품. 늙은 인력거꾼 가시부로에게는 젊고 아름다운 아내 세키가 있다. 밤늦게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남편은 아내와 잠자리를 갖는 것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군대에서 막 제대한 도요지라는 청년이 세키에게 열정을 느끼게 되고 관계를 갖게 된 그들은 걸림돌이 되는 남편을 없애버리려 한다. 서로 사랑하는 남녀가 여자의 남편을 죽인 치정사건을 다룬 영화로, 살해당한 남편인 인력거꾼이 유령이 되어 나타나지만 자기를 죽인 아내를 원망하지도 않을뿐더러 사후에도 그녀를 그리워하는 등의 기묘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장의 메리 크리스마스(1983)

1942년 말. 인도네시아의 자바섬에 미모와 남자다움을 겸비한 영국군 포로 한 명이 오게 되면서 수용소에는 이상한 변화가 발생한다. 일본 장교 요노이는 그에게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고 점점 그에게 매혹되면서 일본 군인으로서의 품위와 인격을 잃어버리게 된다. 영국군 장교 역에 가수 데이비드 보위가, 일본군 장교역에 사카모토 류이치와 기타노 다케시가 출연하는 호화 캐스팅과 동성애를 전면에 부각한 소재 덕분에 당시 커다란 반향을 낳은 작품. 일본인의 서양에 대한 애증의 이율배반을 분명하게 표현한 영화.
막스 내 사랑(1987)

냉정하고 내성적인 프랑스인 마가렛은 영국의 외교관인 남편 피터와 함께 아들 넬슨과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그녀는 서커스단 침팬지와 우정을 나누게 되고, 이들의 우정은 매우 진지하고 진심 어리며, 때때로 이성적인 사랑으로 보이기도 한다. 한편, 대수롭지 않게 일을 넘기려던 남편은 침팬지를 그들의 집으로 초대한다. 감독은 이 기괴한 플롯의 러브 스토리를 절대로 희화화하지 않으면서, 부르주아들의 허례허식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고하토(1999)

1865년 봄. 미국의 강제개국으로 혼란스러운 시절의 일본. 쇼군을 끝까지 지키려는 무사집단 신선조(新選組)는 새로운 사무라이 후보생들을 뽑는다. 그 중 미소년 소자부로 카노는 여러 사무라이로부터 유혹을 받는다. 엄격한 규율의 무사집단에서 미소년을 사이에 둔 미묘한 질투와 애증의 관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거장 오시마 나기사가 1986년 <막스 내 사랑> 10여 년의 오랜 공백 끝에 발표한 작품.

 

특별행사 

01. 영화사 강좌 :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작품 세계를 탐구하는 영화사 강좌. 
                                  오시마 나기사의 작품 중 시기별 대표작 혹은 논란이 되었던 작품을 함께 보고,
                                  시대적 배경과 영화 역사 안에서의 작가의 담론을 살펴보는 기회.

7월 14일(수) 19:00 <고하토> 상영 후
                  강좌① ‘오시마 나기사의 레퀴엠에 관하여’- 김영진(명지대학교 교수, 영화평론가)

7월 20일(화) 19:00 <일본의 밤과 안개> 상영 후 
                  강좌② ‘오시마 나기사 정지영화의 원점’- 변성찬(영화평론가)

7월 21일(수) 19:00 <도쿄전쟁전후비화> 상영 후
                  강좌③ ‘오시마 나기사의 영화적 유언장’- 허문영(시네마테크 부산 원장, 영화평론가)


02. 심포지엄
7월 17일(토) 14:00<신주쿠 도둑일기> 상영 후
                  강연- 히라사와 고(영화평론가)

7월 18일(일) 15:30 좌담 ‘오시마 나기사의 영화와 동아시아’
                  - 히라사와 고(영화평론가),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외
  

* 서울 아트시네마 홈페이지 안내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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