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끕 언어 - 비속어, 세상에 딴지 걸다
권희린 지음 / 네시간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인 권희린 선생님은 제일 먼저 스스로 학창시절 욕쟁이었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비속어를 쓰려면 의미를 알고 쓰자는 의미에서 학교에서도 비속어 수업을 하게 되었고, 이 책도 내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는 어른이 되어 교사로서 점점 더 다양화되고 격화되고 만연해지는 청소년들의 비속어(욕설)들을 접하면서 본인 스스로 되돌아보고 따져보아야 했던 과정이 필요했을 것이다. 특히 국어교사로서의 우리 언어에 대한 책임감이 결부되어 이 책이 나오게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은 비속어를 쓰지 말라고 하는 책이 아니다. 비속어가 나쁘다고 알려주는 책도 아니다. 나는 비속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비속어는 우리의 삶에 끼어들어 우리의 일상을, 우리의 대화를 말랑말랑하고도 재미나게 만들어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국어교사로서 위험한 발언일 수도 있겠지만 적절하게 써야 할 타이밍이 있다면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것 한 가지는 꼭 알려 주고 싶다. 비속어를 쓰려면 의미를 잘 알고 써야한다는 것이다. '(p005)

 

이 책은 각 단락의 제목에서부터 비속어와 욕설이 줄줄이로 꿰어져 있다. 많은 사람들은 그 사용처를 잘 모르는 말들도 많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다행히도(?) 10대의 자녀를 둔 나는 여기에 나와 있는 비속어들을 많이 알고 있었다. 단지 그 단어들을 아이들의 입을 통하여 들을 때 눈살을 찌푸렸거나, 몇몇 재미있는 단어들은 같이 사용한 적도 있으나 그 어원과 변형된 이유같은 것은 잘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요즘 흔히 접하게 되는 비속어들을 단락별로 제목을 삼아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자신의 학교생활과 관련된 사소한 일들을 소재로 자신의 느낀 점과 생각들을 제목의 비속어를 적절히 사용하여 잘 풀어내고 있다. 그 재기발랄한 청소년들과 또 패기있는 젊은 선생님의 이야기들을 통하여 그 비속어의 사용 예시를 아주 재미있고 의미있게 보여주고 있는 샘이다. 

앞에는 먼저 그 단어의 사전적 의미와 단어가 변형된 과정을 간단하게 보여주고, 마지막에서는 특별히 나쁜 의미의 말일 경우 대체할 수 있는 단어를 권해주는 국어 선생님다운 센스도 잊지 않았다.

 

이 책은 비속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의미를 알고 잘 사용하기 위하여 읽어 볼 만 한 책이다.

혹 비속어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저자가 학교현장에서 겪는 작은 일들과 그에 따른 젊은이다운 재치와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기도 한다. 매 단락마다 비속어를 적절히 섞은 저자의 적절한 표현은 그야말로 속시원한 쾌감마저 들게 한다.

저자가 말하는 비속어의 매력이 바로 이런 것일 것이다.

 

'뭔가 특별한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어 보이지만 촌스럽고 저질스러운 B급의 정서가 세계인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B급은 A급보다 솔직하고 당당함이 그 안에 깔려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무미건조한 삶을 유머러스하게 만드는, 빵빵 터드리게 해주는 언어, 이런 언어들의 공로를 어느 정도는 인정해 줘야 하지 않을까?'(p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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