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와 장미 할머니
에릭 엠마뉴앨 슈미트 지음, 김민정 옮김 / 열림원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12월, 이유없이 축복과 감사, 이런 말들을 되뇌에게 되는때, 성탄즈음에 읽으면 좋을 동화같은 책이 나왔다.

하느님에 대하여 들어본 적도 없는 10살 오스카가 하느님께 보내는 편지이다.

암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오스카는 어린 소년이고, 엄마, 아빠와 병원의 모든 사람들은 슬퍼하기만 할뿐 아무도 오스카와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오스카가 병원의 봉사자인 장미할머니와 함께 죽음과 하느님을  받아들이게 되는 이야기이다.

장미할머니도, 엄마도, 아빠도, 의사도, 간호사도......

 

젊은 시절에는 이런 초연한 태도를 범접할 수 없는 도인의 삶같은, 나와는 거리가 있는 관념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나이를 먹고 보니, 어느새 오스카의 말들에 절실하게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어린아이의 입을 빌었기 때문에 더 아름답게 다가왔다고 해야겠다. 어리기때문에, 많이 살지 않았기 때문에 삶과 죽음의 간극을 넘는 것이 좀 더 쉬운 것일까? 

또는 나이가 더 많이 많이 많이 들면 이렇게 '어린아이같아'질 수 있을까?

'마지막'이면서 반드시 새로운 '출발'이 있다는 것을 달력으로 깨닫는 연말, 이 책과 함께 삶 안에 깃들인 죽음, 죽음을 향하여 한발자욱씩 다가사는 삶을 생각해본다.

 

"내 생각에는요, 장미할머니, 삶에는 사는 것 외에는 다른 해답이 없는 것 같아요."(p108)

 

"하느님이 아침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어요. 힘들어도 끈질기게 밀어 붙이시더군요. 하늘이 어슴푸레해졌어요. 하느님은 흰 공기, 회색 공기, 파란 공기로 밤을 밀어내고 이 세상에 생기를 불어 넣었어요. 멈추지 않고 계속 하셨어요. 그제야 난 하느님과 우리사이의 차이점을 깨달았어요.

하느님은 불굴의 사나이였어요! 지칠줄 모르시더군요. 쉬지 않고 일만 하셨어요. 자, 낮! 자, 밤! 자, 봄! 자, 겨울! 자, 페기블루! 자, 오스카! 자, 장미할머니!  그 넘치는 건강이라니!

나는 하나님이 내 곁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세상보는 비결을 가르쳐 주고 있다는 것을요. 매일 처음 본 느낌 그대로 세상을 바라 볼 것."(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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