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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는 어떻게 우리를 구할 것인가
스티브 포브스 & 엘리자베스 아메스 지음, 김광수 옮김 / 아라크네 / 2011년 11월
평점 :
'포브스'라는 럭셔리한 잡지를 나는 주로 은행의 VIP룸에서 보았던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스티브포브스는 이 잡지의 창간인의 아들이며 현재 이 잡지의 발행인이라고 한다. 공저자인 엘리자베스 아메스는 약간의 도움을 준 저자인 것 같다.
이 책은 제목처럼, 첫째, 우리가 구원이 필요한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고, 둘째, 이 구원 과제를 자본주의라는 경제 체제는 어떻게 수행할수 있는지에 대하여 논하고 있다. (여기에 언급된 '우리', '우리나라'는 '미국'이고, 현재의 미국의 상황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본주의의 첨병으로 세계 최강국을 자랑하며, 성장일로에 있던 미국이 대공황이후 유래없는 경기 침체를 맞아 정치 경제적으로 상당히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하여 알게 되었다.
우리도 알다시피 워렌 버핏처럼 부자가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이 책의 저자처럼 절대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주장하는 상반되는 의견이 미국의 자본주의자 내부에서도 갈라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저자는 자본주의 비판자들의 의견을 몇가지로 대별하여 그에 답하고 있으며, 경제 정책들이 자본주의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떠해야 하는지를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의 답은 처음부터 끝까지 명쾌하고 일관성있게 보다 자유롭고 규제가 적은 자본주의를 보장해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자본주의 비판자들의 주장은 모두 터무니없는 것이며, 지금껏 있었던 대공황을 비롯한 경기침체의 책임은 자본주의의 탐욕때문도, 이기심때문도 아닌, 자본에 여러가지 방법으로 규제를 가하려 했던 정치권의 시도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정부는 자본에 대하여 최소의 규제만이 필요하며, 그것은 자본의 안전성과 자유로움을 보장하기 위한 부분에서만 필요한 것이다.
그러면 그 어떤 체제보다도 도덕적이며 이타적이며 자비가 넘치는 자본주의는 스스로 발전하며, 때로는 창조적 파괴의 순간도 있겠지만, 민주적이고, 평화롭고, 풍요롭기까지한 세상을 보장해 줄 것이다.
별 자본이랄 것을 갖고 있지 않은 소시민이어서인지, 경제의 세계적 흐름에 대하여 무지해서인지, 늘 많은 이윤을 얻는 기업, 부자들에 대한 심술을 갖고 있는 탓이었는지, 자본주의가 이렇게 스스로를 솔직하고 거침없이 옹호하는 책이 너무나 생소하게 느껴졌던 책이었다.
뉴스에서 보던 기업규제에 대해 만만찮은 대기업의 반발이 있었던 일들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고, 많은 기업인-자본가라고 해도 될까-들이 정치를 겸하고 싶어하는 이유도 조금은 알 것 같고, 정경유착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자본가들의 정치인에 대한 반감이 상당히 크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많은 것을 저자의 주장에 의하여, 또는 반면교사로 배울 수 있었지만, 이 책의 아쉬운 점들은 책 전체에 좀 치명적으로 느껴진다.
뒷부분에 다루어진 경제 정책에 대한 주장은 나름의 설득력이 있다고 볼 수 있겠으나, 앞부분에 다루어진 '자본주의는 도덕적인가', '잔인하지 않은가', '부자들은 타인을 희생시켜 더 부유하게 하지 않는가' 부분은 상당히 논리적 결함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들면 '자본주의는 도덕적인가?'라는 비판적 의문에 반론은 '이러 이러한 이유로 자본주의는 도덕적이다'라는 주장이어야 한다. 그러나 저자는 '자본가는 도덕적이다'라고 논조를 치환하고 있다,
또한 자본주의비판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에이미 추아라는 교수(p55)는 그의 관점이 '개인적 비극'에서 비롯되었다고 일갈하고 있는 부분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자본주의비판자들의 주장이 구소련의 계획경제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체제 비교를 하고 있으며, 세상사람들의 풍요와 행복에 대한 기준으로 전에 없던 전자제품이나 방과 욕실의 갯수를 제시한 것도 비상식적이고 유치하게 느껴졌다.
따라서 앞부분의 자본주의비판에 대한 반론은 상당 부분 저자 자신의 오해에서 비롯된 감정적 대응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저자의 전체적인 주장에 대하여 상당히 신뢰성을 떨어뜨렸다.
덧붙여 '자본주의', '자유기업체제','자유시장경제'를 필요에 따라 바꾸어 쓰고, 아무 설명도 없이 처음부터 가장 자주 쓰여진 '민주자본주의'라는 단어는 최근 우리나라에 있었던 '자유민주주의'논란을 생각나게 하는 재미있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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