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이레네 - 홀로코스트에 맞선 용기와 희생의 기록
이레네 구트 옵다이크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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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중의 유대인학살과 그 주변의 이야기는 언제나 뜨거운 감동을 주는 소재이다.

그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어서 어떤 허구적 상상이 필요치 않고, 그래서 사실 그 자체가 더 감동인 그런 이야기들이 되곤한다.

이 책의 내용도 그런 이야기책이다.

이레네라는 폴란드의 17세 아가씨가 22세가 될때까지 전쟁이라는 극단적 상황에서 겪은 끔찍한 경험담이며, 그 와중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수많은 생명을 살린 무용담이며, 그녀가 살린 사람들이 다시 그녀자신을 구해주는 감동의 실화이다.  

 

이레네는 평범한 폴란드 가정의 맏딸로, 간호학교 학생이었을때 폴란드는 독일에 점령되고 말았다. 이때부터 이레네의 인생은 그녀의 계획과 기대와는 다르게 전개되어 러시아로, 다시 폴란드로, 독일로, 미국으로 이어지는 인생의 유전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끔찍한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말그대로 '어린아가씨'의 몸으로, 그때 그때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이해할 수 없는 전쟁의 광기에 저항했다.

그녀의 용기는 처음에는 빵한조각을 게토담장아래로 넣어주는 것에서 시작했지만 차차 유대인에 관련된 정보를 전해주어 유대인을 도와주고, 숲으로 도망친 유대인들을 도와주었고, 드디어는 그들을 숨겨주고 도주를 도와주기까지 하게 되었다.

그렇게 목숨을 걸고 적극적으로 유대인을 살려주면서도 그녀 자신은 어린 동생들을 걱정해야했고, 가족들의 생사도 알 수 없었다.

전쟁 상황에 따라 이쪽 저쪽으로 늘 도망다녀야 했고, 잡혀서 고문을 받기도 수차례했으며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몰랐다.

그녀의 말처럼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사람을 도와주고 살리려고 했다면 그 일을 감당하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 순간 충실히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하고 판단할수 있었던 것이 그녀의 특별한 점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장면은 그녀의 인생의 방향을 바꿔놓은 장면이었던 것 같다. 나도 이 책을 읽고 이 장면이 자꾸만 떠올라 잠을 이루기 어려웠다.

"장교 하나가 무엇인가를 공중에 던져 올렸다. 시간이 정지한 것 같았다. 울부짖는 어머니의 눈앞에서 새는 땅바닥에 떨어졌다. 장교는 그 어머니도 쐈다. 하지만 그것은 새가 아니었다. 그것은 새가 아니었다. 새가 아니었다."(본문1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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