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 두 남자의 고백
악셀 하케 & 조반니 디 로렌초 지음, 배명자 옮김 / 푸른지식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언론계에 수십년 몸담은 50대 두 남자의 대화형식으로 쓰여진 ‘가치관’-그럴듯하게는 들리지만 숭고함과 동시에 공허함이 느껴지는(서문)-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최근 흘러온 10여년?을 ‘부자되세요시대’였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너무나 뻔뻔스럽게도 우스개로 포장하여 ‘부자되세요~’가 인사말이 되었던 시대였다.
그 만큼 우리는 현실적이고, 유익하고, 편한 게 좋은 것인, 눈치 볼 것도, 감출 것도 , 부끄러움도 반성도 없는 시간들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가치관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얼마나 진부하고 비실용적으로 느껴지는지 저자들도 현재의 서울에 살고 있는 나처럼 충분히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정치, 이민족에 대한 불평등, 환경문제, 가정과 교육, 경제적 정의, 우울증이 편만한 시대, 부분으로 나누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상식적인 면과 그 모순되는 부분을 상기시켜준다.
제법 무게가 있는 주제들을 친구와 수다 떨듯이 자신의 경험담으로 시작하여 편하게 다루었다. 그래서 그런지 독일의 역사와 상황을 잘 몰라도 지금의 한국과 결코 다르지 않은 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으며 우리의 현실과 빗대고 공감하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처세술에 관한 책처럼 삶에 필요한 구체적인 안내나 삶에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말해주지 않는다. 다만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건에 대하여 언제나 가치관을 세우려는 진지한 자세와 그 과정의 중요성을 강변한다.

(p232)‘독단적인 신념을 세우려 하지 말고 모든 가치를 상호 가늠하여 새롭게 조정하고 토론을 통해 합의할 수 있는 이른바 효율적인 이상주의를 추구해야한다. 그러나 어떤 것에도 가치를 두지 않는 태도는 안된다. 그것은 결국 무관심이나 마찬가지며 어쩌면 복잡한 것이 싫어 그냥 쉬운 선택을 한 것일 수도 있다. 세상에는 모순이 공존한다 . 우리는 그 안에서 단순화의 유혹을 견뎌야하고 그럼에도 결국에는 한 길을 선택해야 한다. 이것을 인식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

마이클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매우 철학적인 질문을 던졌다면 이 책은 그와 비슷한 주제에 대하여 훨씬 부드럽고 편하게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늘 질문하기를.... 그리고 한 길을 선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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