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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주인공 나, 그녀, 요한.. 20대의 청춘들이 겪는 세상, 사랑, 우정을 통해 삶에 대해, 인간에 대해,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본다.
한국이라는 사회가 학습시킨, 기성세대가 만들어준 프레임을 통해서 삶을, 인간을, 사랑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은가? 그로 인해 누군가를 아프게 하고 있지 않은가?
이 소설은 세 주요인물의 개성도 뚜렷하지만, 무엇보다도 여러가지 형식적인 독특함을 보여준다. 과거로의 회귀, 유명 팝송과 이야기의 조화, 남여 주인공의 일부 대사를 컬러 처리하는 등등..무엇보다도 작가의 말에서 언급된 것처럼, 결말이 두가지라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액자식 구성을 빌린 결말 하나와 해피 엔딩적 결말 하나이다. 이 중 독자가 원하는 방향대로 생각하면 되는, 어찌보면 소위 독자의 선택에 달린 열린 결말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이 두 결말 모두가 마음안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더 생각이 필요할 듯..
책 속 인상깊은 구절을 옮겨본다.
"인간은 누구나 하나의 극을 가진 전선과 같은 거야. 서로가 서로를 만나 서로의 영혼에 불을 밝히는 거지. 누구나 사랑을 원하면서도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 까닭은, 서로가 서로의 불꺼진 모습만을 보고 있기 때문이야." (P 183)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살아야 하고,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서로를 스치거나 만나야만 했던 것이다. 왜 모두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그런 이유로 우리는 겨우 이곳에서의 외로움을 견디고 모면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기대를 걸기에는 너무 단순하고 포기를 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존재이다. 신의 기대대로 살 순 없다 해도, 그래서 인간은 끝까지 스스로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는 동물이다.
사랑이 있는 한 인간이 서로를 사랑하는 한은 말이다." (P 328)
"인생이란 뭘까? (중략) 이것도 삶이란 사실을, 이것이 삶이란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겠지만...인정할 수 있는 인간의 삶은 극히 드물다."(P350)
"누군가를 사랑한 삶은 기적이다. 누군가의 사랑을 받았던 삶도 기적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P361)
"그냥 <여자>로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일 거예요. 그냥 여자..."(p 3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