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을 움직인 역관 홍순언 푸른숲 역사 인물 이야기 4
정명림 지음, 이우창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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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수많은 문제와 고난에 부딪친다. 한편으로 현재에서 미래를 고민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의 고민과 걱정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자기계발서와 강좌들이 넘쳐나고 있다. 특히 자기계발서들을 보면, 저자 자신이나 위인의 과거 경험담에서 해법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사람이 다른 사람의 경험을 자신의 경험으로 전환시키는 능력이 있어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과거의 누군가가 먼저 자신과 비슷한 문제를 해결한 경험에서 배우고 있고, 반대로 또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겪은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가르쳐준다. 이러한 행위들이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 간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님을, 역사 속 수많은 위인의 삶을 통해 알 수 있다.

'대륙을 움직인 역관 홍순언(정명림 글, 이우창 그림, 도서출판 푸른숲)'은 조선 선조 시절 서얼이라는 낮은 신분의 역관으로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홍순언의 이야기이다. 특히 이 책은 홍순언이 왜 시대를 넘어서 후세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역관으로 칭송받는지 알게 해주는 일화 위주로 구성이 되어 있다. 더불어 조선시대에 역관의 역할과 중요성, 의미 그리고 신분의 한계와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 등 책속의 책이라는 부연 코너를 통해 아이들에게 현재의 삶에 필요한 교훈을 알려주고 있다.

홍순언은 자신의 사명과 신조에 투철했다. 아무리 명나라라는 강대국과의 관계일지라도 뇌물을 절대 쓰지 않았으며, 급박한 상황에 봉착했을 때에는 체면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였다. 또한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고, 어려운 사람은 도와야한다는 신조에 따라 어려움에 처한 명나라 여인을 나랏돈으로 구한 행동으로 옥에 갇혀도 후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이러한 뚝심 있는 행동은 후에 조선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종계변무를 해결하게 되고, 그를 공신으로 대우받게 하였다.

하지만 조선은 철저한 신분제 사회였기 때문에 홍순언은 서얼출신으로서 높은 관직에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나라가 필요로 할 때면 언제든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다. 임진왜란 시기 그가 쌓아둔 명나라 관료들과의 돈독한 인연과 관계가 조선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그 당시 일흔살이 넘는 늙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역관으로서의 소임을 다했다. 그는 결코 신분과 나이라는 한계에 자신을 가두어놓지 않고 자신의 능력과 기량을 묵묵히 보여주었다. 이러한 그의 자세가 나라를 구한 의로운 역관으로 후세에 까지 기억되는 이유이다.

역사가 E.H.카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역사와 역사적 인물을 통해 우리는 현재의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능력과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즉, 역사 속 인물이 자신이 처한 시대와 환경, 고난을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를 살펴봄으로서, 현재의 우리는 그것을 귀감으로 깨닫고 배울 수 있다. 조선시대의 역관이었던 홍순언은 지금의 우리에게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신분과 나이의 한계 등 자신의 환경에 좌절하지 말고, 명분과 체면에 휘둘리지 말고, 정직하고 올곧게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가 시대를 뛰어넘어 후손들에게 전하는 삶의 충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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