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주시는 삼신할머니 까마득한 이야기 1
편해문 글, 노은정 그림 / 소나무 / 200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편해문씨의 '아기를 주시는 삼신 할머니' 를 읽었습니다. 애기를 위한 동화책입니다. 복군을 위해서 읽어 준 것은 아니구요. 저랑 와이프랑 각자 읽어봤습니다. 나중을 위해서 미리 읽어 둔겁니다. 그러나 복군에게 읽어 주기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듯합니다. 몇 년뒤에나 읽어 줄 수 있으려나요.

애기들의 난처한 질문이 있습니다. '엄마 나 어디서 왔어?' 이런 질문을 받으면 솔직히 난처합니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마 이 책의 시작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희 어머니는 명절날 차례 지내시기전에 성주, 삼신께 제사를 올리십니다. 그런 걸 보고 자라서 인지 크게 어색하지 않은 캐릭터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 얽힌 설화를 풀어냅니다. 지루하지 않은 몇십분입니다. 책이 매우 얇아 금방 읽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애기들을 위한 책이기에 얇습니다.

그러나 만약 이 책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조금 어렵지 않나 생각듭니다. 친근한 캐릭터가 아닐 뿐더러 문장 및 단어의 선택이 아이들에겐 쉽게 와 닿을 것 같지가 않습니다. 물론 설화에 바탕을 둔거라 하지만 아기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좀더 다듬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기들이 읽기보다 부모님들이 읽고, 난처한 질문에 우아하게 대답해 주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내용은 그렇고 책의 그림은 꽤 괜찮습니다. 물론 디자인에 대한 문외한인 저이지만 내용과 잘 매치되며, 애들이 좋아할만하게 알록달록 이쁩니다.

동화책이기에 그간 읽던 책과 다른 분야여서 그런지 쉽게 읽었고, 부모님의 행동과 약간의 공감대를 형성한 시간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9 공황전야 (확장판) - 한국경제의 파국을 대비하라
서지우 지음 / 지안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서지우씨의 '공황전야' 를 읽었습니다. 책 안의 내용을 겉 표지와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시기 적절하게 나온 책이기에 조금 미심쩍은 맘을 갖고 출발했습니다. 대개 시류에 편승하는 책들중에 알맹이가 있는 책들은 없거니와, 이전의 같은 소리에 목청만 높인게 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펼쳐보시면 아시겠지만, 서지우씨는 다음 아고라방에서 이미 명성이 드높았던 사람이더군요. 미네르바 열풍에 일조를 한 말이죠. 전 개인적으로 탁상공론만 펼치는 경제학자들의 말은 믿질 않습니다. 또한 본질이 아닌 현상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구요. 그래서 소위 게시판 문화속 카더라, 일것이다 통신들은 아예 차단해 버립니다. 몇몇 신뢰하는 채널을 통해 나오는 칼럼등은 즐겨읽지만요.

그런 의구심과 약간은 삐딱한 맘에 첫 몇 챕터는 제대로 와닿지 않았습니다. 읽은 책장의 두터워 질 수록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구나 느꼈습니다. 물론 처음 가졌던 그 불안이 몇군데서 나오기도 했지만 말이죠. 특히나 기존 리뷰어들이 지적했듯이, 오탈자등 성급한 출판의 흔적들이 묻어 있습니다.

읽어 갈수록 거시경제, 금리, 외환, 선물등에 기반 지식이 있지 않으면 쉽게 읽을 수 없겠구나 생각 들었습니다. 저자가 다루는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기 때문입니다. 일련의 사건들의 인과관계 그리고 저자의 예측이 책 전반에 걸쳐 펼쳐집니다.

현 시점의 사태에 대한 적확한 상황 판단, 그리고 근본적인 원인, 위기를 타계하기위한 세계적 추세, 그리고 현 정부, 한국은행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술합니다. 분명 저자의 주장이 과하다란 느낌도 받습니다만, 현재의 상환판단과 주장 만큼은 현 정부의 개념없는 행태를 꾸짖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답답한 속과 울분에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정부에서도 현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 사람들이 있지만 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을때의 답답함과 어우러져 혼란스럽기까지 합니다.

책을 덮고 잠깐 생각해 봤습니다. 저자의 구체적 주장들이 만약 맞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이퍼플레이션 하에서 한국환의 가치가 없어진다면, 현물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 어느것하나 뾰족한 수는 없습니다. 그냥 같이 몰락하는 길밖에는요.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읽으며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 있습니다.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정확한 대상입니다. 책의 독자군이겠지요. 결말 쪽에 이르러서는 정부관계자를 대상으로 소리내는 듯 마무리합니다. 결국 현 경제적 공황사태를 타계할 정부 관료들에게 고합니다. 이게 약간 불만입니다. 좀 더 일반인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해줬으면 어땠을까 말이지요. 물론 저자가 말한 상황이 되면 일반인들이 마뜩히 할 만한 행동이 없을 것 같긴합니다만 그래도 조금 아쉽습니다. 그리고 전반적인 글의 밸런스 문제입니다. 원인 파악부분에 너무 많은 무게를 두지 않았나 싶습니다. 타계할 해결책 부분을 서둘러 마무리 한 듯 합니다. 앞서 말한 대상을 조금 늘였으면 하는 아쉬움과 그 맥을 같이 합니다.

전반적으로 현 경제적 사안을 좀더 깊게 이해한 시간이었습니다. IMF 시절의 원인과 극복 할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지금의 사태가 발생한 이유등 생생한 소리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 거시경제쪽에 관심을 두고 있었기에 좀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구요. 무모한 생각이겠지만 현재 시카고 학파의 신자유주의의 한계가 어떤 식으로 결말이 날지 자못 궁금합니다. 단순히 호기심에 그쳐서는 곤란한데 말이죠.

아래는 다음 아고라방의 세일러님이 쓴 글입니다. 현재 환율, 부동산, 선물환등에 대해 쉽게 풀어쓴 글입니다. 같이 보면 도움이 될것 같아 첨부합니다.

[아고라] 세일러님의 경제 관련 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제를 읽는 기술 - 투자의 맥을 짚어주는 경제흐름 읽는 법
조지프 엘리스 지음, 이진원 옮김, 김경신 감수 / 리더스북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조지프 엘리스의 '경제를 읽는 기술'을 읽었습니다. 이미 오래전에 사둔 책이지만 이제서야 들었습니다. 주식관련 책들에 약간의 실증을 느낄 무렵 샀기에 아직까지 읽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산지 1년이 지나서야 완독했습니다.

읽고난 후 왜 이제서야 이 책을 들었을까라는 후회가 살짝 밀려왔습니다. 그간 주식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일견 가치투자의 맥을 지킨다는 스스로의 틀 속에 있었습니다. 시장을 이기는 주식이 있을 거라 믿고, 개미에게 있어 가장 큰 무기는 시간이라는 생각에 손바뀜을 자제 했습니다. 그런 생각은 아직도 제겐 유효합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실천하는 와중에 가장 저를 괴롭혔던 부분은 언제 매도 할것인가? 절대적인 고평가 저평가를 맞출 수 있는가란 생각들 입니다. 저평가의 기준 자체가 모호했습니다. 시장의 분위기에 따라 고평가가 저평가가 될 수 있습니다. 절대적인 고평가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들의 순환 속에 다시금 시장을 이기는 주식에서 시장이란 틀 속에서 재평가되는 개별 주식으로 초점이 맞추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시장의 주기, 경기침체, 호황의 순환적 고리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거시경제의 예측에 관한 책입니다. 예측에 관한 책이긴 하지만 예측보다는 현재의 상황이 침체기인지 혹은 호황기인지 아니면 침체기에서 호황기로 접어드는 시기인지를 알수 있게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예측은 무모한 행동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재해석해서 받아들였습니다. 경기의 선순환 과정속에서 경기, 주가 패턴의 선행 패턴에 대해 책 전반에 걸쳐 이야기합니다.

핵심은 소비자지출과 실질 시간당 임금입니다. 실질 시간당 임금 패턴의 후행 패턴이 소비자지출 패턴이 경기의 순환을 야기합니다. 선,후 관계는 있지만 기간은 또다른 변수입니다. 그렇기에 예측은 쉽지 않습니다. 다만 현재의 분위기 속에서 어떤 금융적, 즉 경제적 판단을 내려야 하는 고민 속에 하나의 열쇠 역할을 합니다. 쉽게 풀어 이야기하자면 임금을 많이 받게되면 소비 지출이 늘어나며 지출이 늘어나면 기업 이익이 늘어나며, 그런 전망에 의해 주가가 올라간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실질 시간당 임금의 추이 그래프와 소비 지출 그래프를 통해서 주가의 향방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명백히 상식적인 이야기 입니다. 그 맥락아래 너도나도 주식사려고 할 때 팔고, 끝없는 패닉 속에서 주식을 사라 합니다. 그냥 흘려듣던 그말들이 저자의 상식적인 논리 속에서 그리고 감이아닌 수치 속에서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이에 덧붙이자면 경제 지표의 패턴은 전분기 전월대비 증감 그래프가 아닙니다. 전년 동분기, 혹은 동월 대비 증감그래프여야 합니다. 미디어에서 주로 이용하는 경제지표의 외곡된 면을 바로보자 합니다. 의미없는 전분기 대비 성장율의 유혹에서 벗어나야합니다.

그리고 시간당 실질 소득이 주식시장 하락기를 알려주는 좋은 지표임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소비자 신뢰지수, 소비자 체감지수등 경기의 동행 지표들에 대해 관심을 꺼야합니다. 다분히 이 지표들은 예측을 위한 경제 지표가 아닙니다. 소비자 신뢰지수를 보고 주식을 매도 하는 것은 바닥에서 주식을 내 던지는 것과 같다는 겁니다.

이 모든 경제 지표들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약세장은 실질 소비자지출이 정점에 다다랐을때 시작됩니다. 이 때가 팔때라는 것입니다. 아래 차트가 그 현실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제가 이 책을 진작봤으면 했던 부분이 여기입니다. 만약 2007년말 실질 소비지출의 낙폭이 커짐을 알았더라면 현재의 판단을 내리진 않았을 겁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모든 걸 던져야 할 때라는 말은 아닙니다. 현재 2008년은 약세장임이 분명하고, 소비자지출이 횡보 상태이니 조금 더 지켜 봐야할 듯합니다. 이 책 저자는 웹사이트를 통해서 현재의 미국 경제 지표를 꾸준히 업데이트 합니다. 실질 소비지출의 변화, 그리고 그에 따르는 자본지출등을 챠트로 제공합니다.

매우 유용한 정보이며,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거시적으로 볼 수 있는 무기들입니다. 막연한 공포 속에서 있지말고, 패닉 속에서도 기회를 잡으려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합니다. 아마 지금이 그때가 아닐까 합니다. 아직 패닉을 위한 실체가 벗겨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다가올 공포를 대비하고 그 후를 생각해야 합니다.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다만 한가지 이 모든 지표들이 미국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단지 우리나라의 경제 지표로 바꾼다면 똑같은 패턴을 가지리라 단언할 수 없습니다. 미국이라는 경제상황, 무시할 수 없는 중국의 상황들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 우리로선 이 지표만으로 충분치 않습니다. 그리고 경기 순환주가 아닌 경우 이 틀에 맞춰 생각할 수 없습니다. 시장을 이기는 주식은 분명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더라도 주식을 보는 큰 틀을 제공합니다. 개별 주식도 중요하고 주식에 양분을 제공하는 시장의 상황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 사이트등을 통해 관련 자료들을 모아 볼 수 있을 겁니다. 이 부분은 저도 조금더 찾아봐야 할 듯합니다.

주식을 하기에 전 아직 멀고도 먼 여정의 시작점에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조금씩 배우기에 조금씩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 그 길에 이 책을 만난 것은 제게 행운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 자격증이 필요해요 - 엄마학교 Q&A
서형숙 지음 / 큰솔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엄마 자격증이 필요해요'를 읽었습니다. 엄마학교를 운영하는 서형숙씨가 지은 책입니다. 복군이 들어서고 조금씩 육아에 대해 고민하던차에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 싶어 조금씩 공부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입수하게 됩니다.

전반적으로 네개의 챕터로 구성됩니다. "다정한 엄마는 아이를 살펴요", "영리한 엄마는 아이와 흥정해요", "대범한 엄마는 아이를 놔둬요", " 행복한 엄마는 아이와 웃어요"가 각 챕터입니다. 구성이 상당히 깔끔하고 잘 엮었다 생각이 듭니다.

각 챕터 별로 진퇴양난에 빠진 엄마들의 질문이 던져지고, 정성껏 저자가 답을 합니다. 엄마 학교를 운영하며 고민을 같이 풀어간 내용입니다. 읽기 편합니다. 그리고 읽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내용이 가벼운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주문하는 책이지만, 저자의 육아 경험에서 우러 나온 글들이기에 진정성이 담뿍 베어 있습니다. 처음부터 한번 쭈욱 읽어보는 것도 괜찮고, 애를 키우면서 고민이 생겼을때 그 부분을 다시 읽어봐도 상당히 도움 될 것 같습니다.

읽다보니 엄마, 어머니란 존재는 참 축복받은 존재 이자, 고단한 삶이 짐지워진 존재 같기도 합니다. 아빠의 입장에서 약간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저자의 생각 기저에는 제대로 된 엄마란 엄마 이전에 제대로된 인간입니다. 맞습니다. 진실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이 자식과의 관계도 두텁게 유지 할 수 있습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기에 이런 책이 나오고, 이래라 저래라 요구들이 많아 지겠지요.

나의 관점에서 생각하기 이전에 타인의 생각을 읽으려하는 노력, 남이 해주기 이전에 내가 줄것이 없나를 생각하는 사람은 자식에게도 그렇게 합니다.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일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배아파 낳은 자식이기에 그런 맘이 타인에 비해 클 것입니다. 그렇기에 세상의 모든 엄마는 위대하다 하는 것이겠지요.

전반적으로 아이의 행동 그대로를 받아들이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내가 그은 잣대와 아이의 잣대가 다름을 주지시킵니다. 내 울타리안에 들어온 새생명을 나만의 룰로 지배하고자 하는 마음에 따끔한 충고를 받았습니다. 이기적인 아빠의 전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잘 읽었습니다. 상당히 도움도 많이 받았고, 자식에 대한 생각의 변화 또한 있었습니다. 다른 육아 서적을 아직 읽어본 경험이 일천하기에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 책의 내용만으로 본다면 유익합니다. 엄마의 역할에 대한 책이지만 저처럼 시작하는 엄마, 아빠들에게 한번 읽어보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찬기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괴테의 문제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을 읽었습니다. 경제관련 서적을 읽던 도중에 잠깐 머리 식히려고 들었습니다.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은 잠깐 짬을 내서 읽기 적당한 두께이기에 쉽게 첫 장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어릴적에도 한번정도 읽었을 법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전혀 기억이 안났습니다. 이전에는 읽지 못했던 책을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아, 가까운 사람을 위하여 스스로 피를 흘리고 죽음으로써 친구들에게 백 배의 새로운 생을 북돋아줄 수 있는 것은 오직 소수의 숭고한 사람에게만 부여된 일입니다.

젊음, 사랑, 그리고 죽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익히들 이 책의 내용은 알고 있을 겁니다. 책, TV등 미디어에서 나오는 사랑의 결말은 최고의 행복이거나 아님 죽음이 대부분입니다. 최고의 행복이 결론적으로 해피엔딩이겠지만 말이지요. 그러나 제게 있어서 해피엔딩은 행복에 겨운 끝맺음이 아닙니다. 더구나 죽음을 부르는 비극은 아니지요.

너무나 극적인 사랑이 휩쓸고 있는 요즘에 저의 사랑의 결실은 평범한 일상입니다. 평온한 일상을 잃어 본적이 없는 사람은 그것의 대단함을 모릅니다. 단언컨데 고요한 일상의 영위가 사랑의 최고 결실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의 바탕 속에 이 책의 내용이 공감갈 수는 없었습니다. 무책임한 결말이, 시니컬한 제 마음의 껍질을 전혀 벗겨주지 못했습니다. 독일 고전 문학의 위대함을 논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지만 제겐 그저 현실을 배제한 사랑다툼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감수성 없는 저이기에 더 했으면 더했지 덜할리 없었습니다. 책의 문학사적 가치를 배제하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단지 작중 인물의 행동에 울컥해서 하는 말들입니다.

제겐 죽음을 논할 때 가장 떠오르는 인물은 다자이 오사무입니다. 일본 전후 허무주의의 대표주자이지요. 그의 작품에서 오는 상실감에 한 때 빠져있었습니다. 솔직히 오사무라는 작가와 베르트르라는 작중 인물을 비교하는게 의미없을 수 있겠지만, 생의 마감을 대하는 자세로 비교가 됩니다.

웃자고 시작한 일에 죽자고 덤비는 꼴이 되었습니다. 잠깐 쉬려고 든 책에 울컥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만큼 몰입해서 읽었다고 볼 수 있지요. 거장이 거장일 이유는 분명 있을 테니깐요. 허나 이 책의 번역은 조금 걸립니다. 좀더 쉽게 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읽는 도중에 많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시간이 되면 다른 번역본을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