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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
[우리 할아버지] 난 이렇게 기억해요.
l
그림책
댓글(
0
)
너울
(
) l 2018-04-20 17:51
https://blog.aladin.co.kr/hyesookk/10040707
우리 할아버지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4
존 버닝햄 지음,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1995년 9월
평점 :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
찰스 키핑
과 함께 영국의 3대 일러스트레이터인
존 버닝햄의 따뜻한 책!
유명 작가라서 이미 입소문이 난 책이지만, 그다지 교육에 활용도가 높지 않은 편이다
.
또 자세히 보지 않으면 좀 시시하게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그러나 이만큼 조부모와의 추억, 혹은 어른의 중요성을 잔잔하게 말하는 책이 또 있을까?
어쩌다 보니 계속 부모들의 눈에 잘 띠지 않는 책을 소개하고 있는 것 같다
.
그것이 내 역할인지도 모르겠지만...
어른 눈에 좋아 보이는 그림책만 아이에게 보여주면 안 된다.
‘
아이들은 색이 선명한 책을 좋아해요
’
라고 많이들 말한다
.
그것은 부모가 그런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그런 유의 책을 많이 보여준 것이고
아이들은 그런 화풍에 자주 노출되어 익숙하기 때문에 편하게 느껴서
그것을 자기가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책을 접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
자녀가 나와 똑같은 사람이 되기보다는
더 깊고 폭넓은 사람이 되길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
작가가 경험한 추억의 한 페이지를 들여다보는 듯한 책이다.
소녀의 관점에서 책을 볼 수도 있고 조부모의 관점에서 볼 수도 있다
.
또 책에서는 등장하지 않지만 소녀의 부모 된 입장에서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
오늘은 그 소녀의 입장에서 보고 싶다
.
할아버지는 소녀의 좋은 친구다
.
엄마나 아빠보다 나를 더 잘 이해해주고 많이 받아주기 때문이다
.
봄에는 꽃씨를 심고
,
여름에는 해변에 같이 가고
가을에는 낚시도 하고
,
겨울에는 눈 쌓인 언덕을 같이 내려오기도 한다
.
할아버지는 동요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소꿉놀이나 병원놀이할 때는 손님도 되고 보호자도 되고 의사도 된다
.
성경에 나오는 노아 할아버지 이야기도 들려주신다
.
소녀가 엉뚱한 질문을 해도 웃으며 잘 받아주신다
.
좋은 추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
‘
그렇게 말하면 못써
!’
하고 할아버지에게 야단맞은 것도 생각이 난다
.
어느 날은 너무 기운 없어하시면서 오늘은 같이 놀아줄 수 없다고 하신다
.
이제는 할아버지가 항상 앉으시던 초록 소파에 더 이상 앉아 계시지 않는다
.
외로워진 소녀는 할아버지 소파랑 같은 초록색 유모차에 인형을 앉히고 언덕을 달린다
.
아마도 이 모든 생각들은 언덕을 달리면서 생각났는지도 모른다
.
그리움에 눈물이 나도 바람이 닦아주고
속상했던 기억마저도 내가 올바른 사람이 되길 바라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말이다
.
그러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더 많이 생각나는 것은 할아버지와의 즐거운 추억이다
.
나를 얼마나 사랑해주셨던가를 기억하면서
.
식구 중 누군가가 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나쁜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만을 떠올리는 것 같다
.
그것이 먼저 간 사람에 대한 예의일까
?
소녀의 엉뚱한 질문들에 할아버지는 어떤 대답을 했을까
?
작가는 그 답을 써주지 않는다
.
독자인 우리에게 쓰라고 한다
.
하지만 분명한 것은 주입식 교육을 받아온 우리의 상식에 기반을 둔
‘
강에서는 고래가 잡히지 않아
.’
‘이 정도
비에 우리 집은 떠내려가지 않아
.’
와 같은 아이의 상상력을 중단시키는 대답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
그렇다면
1
년이 넘도록 계속 엉뚱한 질문을 하진 못했을 테니까 말이다
.
분명 어떤 기발하고도 상상력을 더 자극하는 대답
,
아이의 기대에 부응하는 대답을 해 주지 못했을지라도
아이의 말을 잘 들어준 할아버지였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어주면서 뭐라고 대답할까
?
할아버지, 벌레도 천국에 가나요?
존_버닝햄
,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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