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미의 꿈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51
레오 리오니 글.그림, 김서정 옮김 / 마루벌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가난한 생쥐부부, 그들은 아들이 의사가 될지도 모른다고 기대한다.

평범한 우리네 부모들처럼 아이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너는 뭐가 되고 싶으니?”

잘 모르겠지만....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요.”

 

나는 이 대답이 참 마음에 든다.

처음부터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보고 내 삶의 방향을 정하고 싶다는 그리미, 어떻게 가난하고 좁은 다락방에서 사는 그리미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그리미의 환경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열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부모라는 환경이고

둘째는 신문, , 잡지 등이 있는 다락방, 즉 독서할 수 있는 주변 환경이다.

 

신문은 시사를, 책은 고전을 통한 인문학적 기반을, 잡지는 다양한 폭넓은 사고를 의미하는 것 같다.

그리미는 가난하지만 책을 읽고 살았다.

부모의 기대는 의사가 되어 좀 더 나은 생활을 하기 바랐지만

강요하지 않고 기다려주었다.

 

그리미는 꿈속에서 나올 만큼 꼭 하고 싶은 것을 찾게 되었고

그것을 못할 때 슬프고 눈물이 나는 것, 그것을 발견한 것이다.

보통 네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어떤 직업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꿈이 직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두 가지가 일치하는 것은 행복중의 행복이 아닐까?

 

레오 리오니의 작품 중에서『으뜸 헤엄이프레드릭처럼

문제를 해결하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것도 아니고

파랑이 노랑이『꿈틀꿈틀 자벌레처럼 아이들의 눈높이에 딱 맞다든지

뭔가 확실한 것이 보이지 않아 조금 재미가 덜한 책이다.

그리미가 갑자기 어른이 되고 꿈꾸던 것이 현실이 되어

너무 쉽게 꿈이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행간을 봐야하는 조금은 어려운 책이다.

그래서 초등학생, 청소년, 어른까지 토론하기에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직업관, 인생관, 나의 꿈, 꿈을 찾는 과정, 부모로서의 아이에게 거는 기대 등등

레오 리오니의 책은 대부분 단순해 보이지만 철학동화에 가깝다.

깊이를 아는 사람만이 금맥을 캐낼 수 있다.

   

미술관에서 그리미는  '세상이 여기 다 있네.' 라고 말한다.

그리미는 화가가 되고 싶은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나는 그 점을 높이 사고 싶다.

 

Dream comes true!

이 말은 누구나가 외쳐보고 싶은 말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한 구절 한 구절을 음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부모 생각에는 이 책이 어렵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냥 읽어주면 된다.

다 읽고 아이 수준에 따라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하거나(정답이 있는 질문 말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찾아보게 하는 것(엄마는 이 말이 참 좋다. 왜냐하면~~),

그리미의 그림 따라 그리기(추상화 그리기),

미술관의 그림이 누구 작품을 패러디해서 넣었는지 알아보기

등등의 활동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아이가 커가면서 다시 보면 볼수록 깊이가 느껴지는 책이 될 것이다.

어른들의 편견 때문에 좋은 책이 읽혀지지 않고 사장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모리스 센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도 처음에 출판 정지가 되었던 책이다.

어른들의 관점에서는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부적합한 말들이 쓰였다는 이유로 말이다.

그 책이 그림책의 고전이 될 줄 어른들만 몰랐던 것이다.

아이들은 예나 지금이나 열광하는 책인데 말이다.

"잘 모르겠지만....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요."

‘세상이 여기 다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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