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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 - 탁재형 여행 산문집
탁재형 지음 / 김영사 / 2016년 8월
평점 :
가슴을 촉촉히 적셔주는 에세이를 오랜만에 읽었다.
탁재형 씨의 여행 산문집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

표지 사진을 나름 공 들여서 찍어 보았다. 사실 나는 비오는 날을 좋아해서 제목 자체만으로는 내게 아주 좋은 제목은 아닌데...ㅎㅎ 하하 하지만 책 내용은 나도 여행 떠나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일단 저자 분을 보도록 하자. 탁PD라고 하면 아는 분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는... 팟캐스트의 운영자시자 여행쟁이이다.

일단 이책의 내용을 시시콜콜 다 말할 생각은 없지만. 이 책에 대해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심쿵 문장은 이것이다.
“기쁨과 행복은 의외로 적고, 외로움과 우울함의 비율이 의외로 높다는 여행의 본성을 이해할 때, 비로소 진짜 여행이 시작된다.”
이 문장 하나로도 이 책에 대한 설명은 더 필요 없을 수도 있다. 그만큼 농밀한 감정이 담겨 있는 여행에세이라서.
몇몇 맘에 들었던 부분들을 발췌해서 이야기 해 보며 책에 대한 소개를 좀 더 하고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은 이들은 누구라도 그의 호방함과 자유로움이 매료되었으리라. 그러니 저 장소를 여행할 때는 당연히 그가 떠오를 법 하다. 여기서 탁재형 작가는 한 마디를 덧붙이자고 한다 '나는 내 시간의 주인이다'.
과연 나는 시간을 주인처럼 사용하며 살고 있을까?

나도 저런 마음을 느껴본 적이 있다. '드디어 여기에 왔구나'. 내가 처음 제주도에 갔을 때였는데 그때 그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저런 생각이 절로 났었다. 그만큼 마음속으로 그리기도 많이 했었단 거고. 그래서 저 부분이 와닿아서 또 남겨 두었다.

여기는 아주 재미있는 부분이다. 나체에 대한 전혀 다른 시각. 여기서는 꼬레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꼬레라는 것은 한 마디로 고추받침대?같은 느낌인데 이걸 해도 다 보이고 맨몸이나 마찬가지라는 것. 그러나 이들은 이걸 해야 비로소 안정적이고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른 문화권에 뛰어든 작가가 부러움과 동시에 인상적이었던 부분이다. 신선하고.
이 외에 이 책은 물론 아름다운 풍광 사진들이 잔뜩인데 그 중 하나를 남겨 둔다.

마지막으로 역설적이지만(?) 이 책의 프롤로그의 일부를 발췌해 보며 리뷰를 마친다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어.
하지만 그보다는,
비가 와도 괜찮은 여행이면 좋겠어.
생각해보면 비가 싫었던 것이 아니라,
비를 어딘가에서 오도카니 피할 시간도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신나게 맞고 신발을 철벅이며 깔깔거릴
마음의 여유도 가지기 힘들었던 시간이 싫었던 것이다.
여행 도중에,
비가 오지 않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것보다,
비를 맞아도 괜찮은 여행이면 좋겠다.
비를 피할 곳을 찾다가 우연히,
당신과 만나는 여행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