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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국내편 1 - 눈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 ㅣ 퇴마록
이우혁 지음 / 들녘 / 199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0 여년동안 퇴마록 시리즈는 많은 인기를 누려왔다. 지금도 그렇지만 말이다. 정말 굉장한 소설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린 주술사 준후와 무술의 달인 현암. 그리고 파문당했지만 능력은 엄청난 박신부와(본명은 박윤규) 사랑과 분노의 신 애염명왕 라갸라자를 몸에 봉인한 승희. 이 넷이 세상의 악을 상대로 싸워나가는 내용에서 나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늘 새로운 의문들을 갖게된다. 아, 이 책에 관한 의문이 아니라 인간이나 세상에 관한 의문이다.
그중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이렇다. '인간은 정말로 선한 인간일까?','정말로 옳은 것은 천사일까? 아니면 악마일까?','혹시 신도 천사도 악마도 모두 인간같은 존재가 아닐까? 아니, 오히려 더 인간다운 존재가 아닐까?','정말로 죽음의 세계란 있는 것일까?','정말 신, 천사, 악마가 존재하기는 할까?'
생각해 보면 죄다 죽어보지 않으면 모를 내용이다. 그 외에도 생각해본 건 많지만 너무 많아서 더이상 말 안하겠다. 4명의 주인공들이 한 일들이 정말 옳은지 그른지는 그 누구도 판단하지 못한다. 악을 물리치는게 정말로 옳은 일인지를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방법은 어떻든 간에 자신들과 같은 인간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왔던 거니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나름대로의 정의를 가지고 싸운거니까. 어떤게 진정한 정의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정의에는 적어도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정의도 포함이 된다.
이 책을 보면 종교를 다루는 면도 적잖아 많다. 그래서 나는 어느날 누군가에게(누군지는 밝힐 수 없다.)종교라는 걸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내가 그렇게 물어보자 그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너무 다가서면 정신이상이 되거나 미치는 것'이라고. 그 말을 듯고 나는 허탈한 웃음을 짓고 말았다. 솔직히 그런면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것이다. 혹시 이 <퇴마록>이라는 소설도 그런 정신이 나가는 것을 다루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다시 고개가 저어졌다. 이 <퇴마록>이라는 소설은 종교소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종교라는 건 그저 내용전개를 위한 일종의 소재에 불과하니까.
아무튼 이 <퇴마록>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궁금증과 생각만이 늘어가는 것 같다. 그만큼 흥미와 즐거움도 늘어가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