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자 김경집의 6I 사고 혁명 - 콘텐츠의 미래를 이끄는 여섯 개의 모멘텀
김경집 지음 / 김영사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소에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나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 찰나에 만난 책, <인문학자 김경집의 6I 사고 혁명>은 <콘텐츠의 미래를 이끄는 여섯 개의 모멘텀>라는 부재로 앞으로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어떤 생각을 하고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고마운 책이다.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무엇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2부: 파이브 아이즈 (5 i's, 다섯 개의 길) 

3부: 여섯 번째 I, 그리고 새로운 길 


책에서 말하는 5개의 <I>는 investigation (탐구), Intuition (직관), Inspiration (영감), Insight (통찰) 그리고 Imagination (상상)이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I>는 Individual - (나)를 뜻한다. 책을 읽기도 전에 <I>가 뜻하는 것만 봐도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확실하다. 바로, <나 자신>이 코어인 콘텐츠를 만들 것. 


"감상과 해석의 주체는 전적으로 '나 자신'이다. 세상의 중심이고 미래 공감의 핵심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건 엄청난 일이다. 이것이 미래 콘텐츠를 길어낼 넓은 호수며 깊은 샘이다." P.57

- 관심사가 많은 나는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을 콘텐츠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영어, 다꾸, 문구, 덕질, 음악, 교육, 테크, 책, 글쓰기, 언어 등 하나만 파도 모자란 판국에 문어다리 식으로 내 콘텐츠의 영역을 넓혀가고자 했었다. 이것이 바로 <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태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를 만들어 왔고, 사람들의 반응 여부에 상관없이 온전한 나의 계획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음에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내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만드는 것, 나의 만족을 위해 기록을 남기는 것이 나를 달리게 한 원동력이었다.  


책을 읽고 새로이 깨달은 점이 있다면, 여태껏 쌓아온 날 것의 콘텐츠를 좀 더 전문적으로 다듬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잊지 않을 것이다. 내가 나의 콘텐츠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그 귀한 사실을 말이다.  


<탐구로서의 독서: 꾸러미 독서의 힘> -- "만약 어떤 분야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어느 정도의 전문가 수준을 원한다면 그 분야의 책 열 권을 읽는 것보다 효과적인 것은 흔치 않다." P.105 

- 책을 통해 <꾸러미 독서의 힘>에 대해서 배웠는데, 내가 수업 준비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해왔던 행동들이 <꾸러미 독서> 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새로운 반을 맡거나, 내가 가르쳐야 할 분야를 팔 때 그 분야에 대한 문제집을 10권씩 산다. 그리고 각 권을 3번씩 풀어본다. 그렇게 하면 조금씩 이 시험에 대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가르칠 때 나 스스로가 전문가가 되기 위해 내 나름 혹독한 훈련을 거치는데, 결과는 늘 상상 이상이었다. 책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고,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진열된 책의 제목을 보고 어떤 주제를 다뤘는지 알아볼 수 있고 자기 나름대로 그 내용을 추론해볼 수 있으며 마음에 드는 책을 집어서 차례라도 훑어보면 방향성과 의도를 읽을 수 있다. 흥미를 끄는 장이나 절이 있으면 찾아서 읽어본다. 때로는 어느 한 페이지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영감이 떠오르기도 한다. 서점이 갖는 또 다른 매력은 지적 편식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P.115

- 내가 서점에 가는 이유. 정확해서 소름이 돋는다.


-

이 책은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추천드린다. 또한, 콘텐츠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시는 분들께는 더더욱 적극적인 추천을 드리고 싶다. 얻어 갈 수 있는 아이디어와 다양한 생각들은 이 책이 당신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아, 물론, 콘텐츠에 대한 통찰력과 좋은 아이디어까지 얻어가는 것은 덤이다. 


"세상은 변했다. 그리고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미래의 세상은 훨씬 더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그 핵심이 바로 콘텐츠다." P.4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들은 왜 스타벅스로 가는가? - 작은 카페를 글로벌 브랜드로 만든 스타벅스식 경영법
하워드 베하 지음, 김지혜 옮김 / 유엑스리뷰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예나 지금이나 나는 스타벅스를 가장 좋아한다. 커피를 안 마시는 나로서는 스타벅스에 가는 이유가 커피맛 때문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난 수많은 카페들 중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것일까?


사실 나 역시도 특출 난 이유를 찾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유엑스 리뷰가 펴낸 <사람들은 왜 스타벅스로 가는가?>를 읽고 깨달았다. 스타벅스에는 다음과 같은 경영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의 목차에는 스타벅스 사업의 초점이 아주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그린 에이프런 북이라 하여 작은 초록색 책자의 목차를 그대로 가져왔는데, 여기에는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알아야 할 행동 수칙이 적혀있다.


아주 단순하지만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더 큰 것이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을 제대로 읽었다면, 이러한 기본적인 수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1. 너 자신을 알라

2. 목적의식을 분명히 하라

3. 주도적으로 사고하라

4. 신뢰를 쌓아라

5. 진심에 귀를 기울여라

6.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

7. 실천하라

8. 도전을 정면 돌파하라

9. 리더십을 발휘하라

10. 용기를 가지고 큰 꿈을 꾸어라


또한, <샷 추가하기>라 하여 각 장 끝에 나 자신에게 물어볼 수 있는 질문들이 수록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를 통해서 스타벅스를 알아가는 것 이상으로 나 자신에 대해서도 알아 갈 수 있어서 유익했던 시간이었다.


"비현실적으로 들리는 꿈, 너무도 생생해서 맛볼 수 있을 것만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목표를 생각해내라. 그런 꿈이 훨씬 더 강력하다." P.69

- 확언의 힘을 여기서도 보게 되다니. 뿐만 아니라, 나는 매일 같이 "해빙" 일기를 쓰면서 나의 목표를 세부 단계로 나누어 생각을 하곤 한다. 시작한 지 꽤 되었는데, 확실한 건, 꿈이라는 것은 정말로 자주 생각하면 할수록 뚜렷해지고, 뚜렷해지면 뚜렷해질수록 나에게 가까워진다는 사실이다.


"모두의 삶은 각각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물이 묻혀있다는 것을 보지 못하고 그저 지나치고 있다. 눈을 크게 떠라. 보물은 찾기 어렵지 않다." P.81

- 매일 같이 내게 주어진 삶에 감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나는 내 삶 속에 숨겨져 있는 보물이 아주 많다고 믿는다. 따라서, 나는 매사에 내게 주어진 것 들에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고, 앞으로도 이렇게 살고 싶다.


"지금부터 한 해를 살려면, 밀을 키워라. 지금부터 십 년을 살려면, 나무를 키워라. 지금부터 백 년을 살려면, 사람을 키워라." P.179-180

-<언제나 사람이 먼저다. 사람이다>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스타벅스 덥다. 이 말은 중국의 격언인데, 이를 읽고 역시 사람이 가장 큰 자산이라는 것을 깨달음과 동시에 사람을 키우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임을 깨닫는다. 왜 모든 것 앞에 생명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지도 알겠고.


-

이 책은 스타벅스가 잘되는 비밀을 알고 싶은 분들, 혹은 스타벅스를 이미 사랑하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 단, 이 책을 읽고 나면 스타벅스라는 카페를 "커피맛" 그 이상으로 대단한 브랜드임을 알게 되고, 이 브랜드에 더 크나큰 팬을 자처하게 될 테니 조심하시라.


"다른 사람을 믿는 것은 리스크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P.14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의 시간 - 바다에서 이루어진 역사적 순간들, 바다가 결정지을 우리의 미래
자크 아탈리 지음, 전경훈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다, 미지의 공간. 더 알고 싶어도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한계가 엄연히 존재하기에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곳, 바다. 그래서 나는 바다가 더 알고 싶다. 


자크 아탈리의 <바다의 시간>은 나처럼 바다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태초에 우주와 물, 그리고 생명이 있었고, 인간이 숨을 쉬며 살아가는 데에 꼭 없어서는 안 되는 물을 공급해주는 고마운 바다. 그런 바다가 미래에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나를 두렵게 한다. 


책은 바다의 탄생부터 죽음에 더 가까운 바다의 미래를 그린다. 그리고 마지막에 독자들에게 당부한다. 죽어가는 바다를 반드시 구해야만 한다고. 자크 아탈리의 확언에 주눅이 든다. 정말 바다가 사라지는 걸까.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바다를 구해보리라, 마음먹는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로 말이다. 


친절한 자크 아탈리는 인류가 바다를 구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세세하게 알려준다. 평소에 환경에 관심이 많아, 환경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는데 "바다"를 살리기 위해 건설적인 개인, 미디어, 기업, 정부, 그리고 국제 공동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집어준다. 


또한, <실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세계 해양기구를 창설해야 한다>는 그의 말이 와닿았다. 새로운 기구를 건설하고 그가 말하는 파급력을 갖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는 모든 생명의 미래가 걸린 일이라면 마주해야 하는 불편한 진실임은 우리 모두 다 알고 있으리라. 


"원칙적으로 바다는 누구의 소유도 아니다." P.186

-그래서 바다를 지켜야만 한다. 누구의 것도 아니기에 모두가 살펴봐야 한다. 이는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나는 글의 힘을 믿는다. 


나는 한 개인에 불과하지만, 환경보호에 대한 책을 읽고 내가 스스로 변화하는 과정을, 내가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을 다른 이들과 나눈다면 틀림없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믿음이 있기에 자크 아탈리 역시 문제점에 대해 널리 알리려 이런 멋진 책을 쓰지 않았을까. 


살릴 수 있다, 바다. 

한 개인과 개인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마을과 마을이 모여 도시를, 도시와 도시가 모여 나라를, 나라와 나라가 모여 세계를 건설하듯, 한 개인의 작은 실천으로부터 바다를 살릴 수 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당장 이 책부터 들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릭 로메르 - 은밀한 개인주의자 현대 예술의 거장
앙투안 드 베크.노엘 에르프 지음, 임세은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책에 대한 나의 견해를 감히 표현하기 전에, <주석>과 <찾아보기>를 포함해 정확히 1127 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쓴 저자 두 분과 내가 읽을 수 있게 한국으로 옮겨주신 임세은 번역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또한, 이 책을 세상에 나오게 해 준 <을유문화사>에게도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 


현대 예술의 거장, <에릭 로메르>의 책을 6월 초부터 읽기 시작해서 이제야 끝냈다. 벽돌 책은 웬만해선 잘 읽지 않지만 --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읽을 바엔 차라리 얇은 책을 여러 권 읽자는 게 나의 소견 -- 이 책만큼은 내가 꼭 읽어야지, 이겨내야지 다짐했더란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을 처음 받자마자 내 눈에 띈 스티커 -- 시네필의 서재에 없어서는 안 될 책 --이라는 문구가 내 가슴에 팍 하고 꽂혀버린 것이다.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2015년이 되던 해에,  <1일 1 영화>를 보겠다고 나와의 약속을 선포했다. 그리고 2016년 1월 1일에는 365개의 포스팅이 넘는 리뷰가 나의 인스타그램에 업데이트되어있었다. 하루에 영화 한 편을 꼭 사수하기 위해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미친 사람처럼 영화를 봤었다. 그때 이후로 영화는 내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고, 나는 나 자신을 <시네필>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5년이 지난 지금, 나는 바쁘다는 이유로 영화를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아직도 영화에 대한 열정적인 마음은 그대로다. 때문에 영화 같은 삶을 살다 간 영화감독 에릭 로메르의 삶을 집중 조명한 <은밀한 개인주의자> 덕분에 나는 영화 속 세계에 다시 한번 푹 빠질 수 있었다. 



"로메르가 은밀한 곳에 있기를 좋아한 것은 자신의 충동을 불신하고 모든 과잉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그는 극단적이거나 급진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를 싫어했다. 그럼에도 그는 가치를 믿고 원칙을 확신했다." P.33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던 키워드는 단연 "원칙"이었다. 에릭 로메르에겐 그만의 원칙이 있었고, 그는 원칙을 사수하기 위해 수많은 유혹을 뿌리치고 과연 <그> 답게 그만의 가치관을 고집했다. 


진짜 너무 멋있다.


누구나 그렇듯, 삶을 살다 보면 엄청난 유혹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에 나만의 원칙이 제대로 세워져 있다고 한들, 검은 유혹에 빠지기 마련이지만 로메르 감독은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갔다는 것. 이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아니라는 것. 그런 점에서 나는 그가 원칙이라는 가치를 삶의 우선순위에 두고 평생을 살았다는 것이 존경스럽다. 


"로메르는 계속해서 단편 영화를 감독하고, 무엇보다 글을 썼다." P.968

-나는 로메르가 <쓰는 사람>이었다는 점이 제일 인상 깊다. 영화감독이자 쓰는 사람. 내가 선망하는 직업 두 개를 다 이룬 사람인지라 그의 이력만으로도 충분히 멋있는데 원칙을 고수하고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갔다니.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 그런지 삶 자체가 영화 같아서 더 멋있는 사람. 


"<리베라시옹>에서 "당신은 영화를 왜 찍습니까?"라는 질문에 에릭 로메르는 이렇게 대답했다. "다른 예술을 할 때 분명히 찾을 수 없었던 행복을 영화를 할 때 발견합니다." P.986

-그는 자신의 행복의 원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평생을 <영화감독>이자 <쓰는 사람>으로써 끊임없이 창작의 고통을 즐기며 새로운 작품들을 세상에 꺼내놓았던 사람이었기에 그의 이야기가 수많은 영화감독들 이야기들 사이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감히 해본다.


끝으로, 1127장의 대단한 막이 내리고, 내 마음속에 계속 맴돈 그의 한마디.


"내 삶은 항상 평범한 것이었다. 난 모든 사람에게 있을 법한 그런 생각을 했다." P.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을 그만두니 설레는 꿈이 생겼다 - 전업주부 3년, 유쾌한 주용씨의 인생 성장기
이주용 지음 / 99퍼센트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5년 동안 미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돌아와 여행지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제주도>였다. 내 기억 속에 <제주도>라는 곳은 전혀 없었지만, SNS를 통해서 사진과 여행기를 접해봤던 터라, 꼭 가보고 싶은 곳 중에 하나였기 때문이다. 제주도를 다녀오자마자 내 작은 수첩에 나와의 작은 약속을 적었다. 나중에 은퇴를 하게 된다면 -- 나는 일하는 게 좋은 사람인지라 은퇴는 안 할  같지만, 그래도 "제대로 쉬어보자"에 대한 갈망은 있기에 -- 반드시 제주도에 나만의 작은 별장을 짓겠다고. 책과 영화가 가득한 곳으로. 


제주도에 대한 나의 생각이 남달랐던 탓에 이주용의 <일을 그만두니 설레는 꿈이 생겼다>를 읽고 그의 은퇴 후 삶을 보면서 나의 <은퇴 후 쉼> 목표 역시 더더욱 뚜렷해졌다. 또한, 그가 나처럼 학원 강사이자 원장으로 23년을 일한 뒤 은퇴한 전업주부라는 점도 내가 이 책에 푹 빠지는 데에 한몫했다. 내가 가고 있는 길을 먼저 가본 선배님이시니. 



또한, 경력이 3년 4개월 동안 단절되었다가 다시 국어 과목 학원 강사로 복귀한 그의 이력에 박수를 보낸다. 일이라는 것은 쉬었다 다시 하기가 쉽지 않은데, 용기를 갖고 도전했다는 것 자체가 박수받아 마땅하기 때문이다. 


책은 총 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엄마의 자리로 돌아오다 

2장: 남자의 여자, 그리고 엄마의 딸 

3장: 행복하게 성장하기 

4장: 계속 꿈꾸며 살아가기 


각 장의 끝에 <유쾌한 주용씨의 독서 레시피>가 있는데, 그가 인상 깊게 읽은 책들을 소개하는 작은 코너이다. 나는 그가 추천한 책들 그리고 왜 추천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읽으면서 그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와 동시에 나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기에, <독서 레시피> 부분 역시 꽤나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제주도에서 살며 했던 일들을 여기에 정리해둔다. 나처럼 제주도 한 달 살기를 도전해 보려는 사람에게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다. 

1. 매일 기록

2. 한라산 등반

3. 제주도 요가 

4. 성산 일출봉에서 혼자 해맞이 

5. 눈과 비에 발이 묶인 날, 두 아들과 온종일 뒹굴뒹굴 

6. 공공 도서관 이용하기, 제주도의 독특한 서점 찾아다니기 

7. 무작정 걷기." P.49

- 그가 쓴 리스트를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아주 잘 드러난다. 기록과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 그런 점에서 나와 그는 많이 닮아있다. 나 역시 제주도에 살게 된다면 한없이 책을 읽고 글을 쓰겠다고, 내가 보고 싶었던 영화들을 마음껏 보겠노라고 마음먹었는데,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것들을 다른 곳도 아닌 <제주도>에서 한 달 동안 마음껏 펼친 그의 글을 읽고 있자니 내 심장이 계속 두근거린다.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일까. 


그와 동시에 나의 <쉼>은 어떤 모양일까 상상 속에서 그려본다. 책과 글쓰기, 그리고 영화에 파묻힌 나의 삶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한 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겠다. 파라다이스 그 자체일 것이라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