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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를 날리면 - 언론인 박성제가 기록한 공영방송 수난사
박성제 지음 / 창비 / 2023년 10월
평점 :
『MBC를 날리면』을 읽는 지금 이 시점이 애닳다.
MBC를 날렸던 이전이 생각나서, MBC가 무참히 날아갔던 그 과거로 다시 돌아가는 수순을 밟는 지금이 무서워서 읽는 내내 한숨을 쉬고 또 쉬고 하였다.
지금 현재 YTN이 그런 수순을 밟는 과정에 있어서 그러하다. 제대로 된 것은 날아가고 있어서 참소리는 사라지고 없어지고 했던 그 과거로 돌아가는 이 과정이 무섭다.
MBC사장이라기 보다 종군기자와도 같다는 그 표현이 와닿는다. 종군기자와도 같은 시선으로 MBC와 공영방송이라는 이름의 전장을 추적하고 기록한다는 그 표현이 박성제 사장에게 더 어울린다.
MBC를 죽이고, 그 MBC를 회복시키고, 그런데 다시 MBC를 죽이고자 하는 방송장악 시나리오를 보는 지금이 한숨 나온다. 진정한 언론들은 날아가고 입맛에 맞는 글자들이 넘치는 세상이라 그 씁쓸하고 괴로운 일들을 지켜만 봐야 한다는 지금이 아프다.
그러면서도 다시 MBC를 되찾을 수 있을 것만 같은 막연한 기대와 희망은 버리고 싶지 않다. 죽었던 MBC가 되살아났듯이 MBC는 또 그렇게 굳건하게 부활할 수 있을 거라는 그런 막연함에 힘이 되어 주고 싶다.
개혁이 되지 않고 바뀌지 않으니 자꾸 이런 얼토당토 않은 일들이 반복되고 회복되어야 한다는 숨이 쉬어지지 않는 세상이 다시는 오지 않기를 바란다.
『MBC를 날리면』을 읽는 지금 순간이 바르게 돌아온 MBC의 시절이면 어떨까 하는 그 마음으로 읽어가니 사르르 미소가 지어지다가도 씁쓸해지는 것을 막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