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 39
나는 오늘 토마토
나는 오늘 나무
나는 오늘 유리
나는 오늘 구름
나는 오늘 종이
나는 오늘 일요일
나는 오늘 그림자
나는 오늘 공기
나는 오늘 토마토
62
한밤중에 비 내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눈이 오기로 한 날,
비가 찾아왔습니다.
그렇겐 날씨처럼 눈이 오기로 한 날, 그런 날에 비가 찾아올 수도 있는 것이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퍽도 들었다.
90
등잔 밑이 어두운 것처럼, 사이를 적당히 둬야 상대가 더욱 잘 보였다.
인간은 사이[間]가 있어야 완성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조금 더 살아보니 꼭 사는 맛이라는 것이, 관계라는 것이 사이[間]가 있어야 되는 것임을 희미하게나마 깨닫게 하는 그런 나이인가 싶다.
118
그리고 딱 한 번뿐이었어도 좋았을 말
미안해
119
목말랐던 어떤 말을 들으면 마음의 우물이 저절로 깊어진다
121
힘내기 위해서도
힘이 필요하다
힘든데도
힘들여 힘을 내야 한다
123
생힘을 들여
어때와 등을 쫙 펴야 한다
164 ~ 167
네가 떠나고
165
나는 이제 그리워하는 사람이 되었다
167
나는 남은 사람이 되었다
남아서
그리워하는 사람이 되었다.
나 또한 남아서 그리워하는 사람이 되어 그런지 쭉 읽어나가면서 공감도 되고 남아서 그리워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말이 위로가 되고, 상상조차 안했던 일이 생겨 그렇게 남아서 그리워하는 사람이 되었구나. 그렇게 고맙고 또 그렇게 아프고 그런 네가 떠나고였다.
192
아침의 마음은 구구절절 와닿고 옳은 말씀이고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고, 사람은 다 그러고 사는 것 같아도 다 다른데, 꼭 192,193쪽에 나온 이 만화컷과 대사가 그렇게 사는 내 마음에 작은 위안을 줘서 참 고맙다는 말을 꼭 남기고 싶다.
208
'그립다'라는 형용사를 주머니 깊숙이 찔러 넣고 다녔다
움직일 때마다 주머니가 들썩였다
'그립다'는 동사가 되었다
남아서 그리워하는 사람이 되고 보니 정말 저 '그립다'가 예삿말이 아니다.
마음을 울리는 그런 슬프고 묵직한 그런 글자가 되버렸다. 어쩜 저렇게 표현을 할 수가 있을까 감탄을 하며 읽는다.
222
그럼에도
나는 오늘 살아가
그렇게 나는 오늘도 살아가며 또 남아서 그리워하는 사람이면서도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