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9년 다윈이 <종의 기원>을 출판한 후에도 시간 기준 문제가 일으키는 저항은, 자연선택설을 받아들이는 면에서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였다. 사람들은 이런 과정이 일어나는 긴 시간을 경험할 수 없고 그저 추론할 뿐이다. 어떤 상황에서 우리가 진화적 변화를 말할 때도, 이런 시간개념이 만들어내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진화적 시간 기준으로 사고해야 한다. 독특한 역사적인 배경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샤르댕은 `깊은 시간대(수천만년~수십억년의 흐름을 인식해낼수 있는)`로 들어가서 볼 수 있는 능력은 종에 새롭게 출현하는 잠재 능력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신체와 심지어 정신까지 구성하고 있는, 진화 역학과 관련된 거대한 시간개념에 대한 이해 방법을 막 배우기 시작했다. 샤르댕은 여기에서 매우 놀라운 유추 해석 방법을 사용한다.
어린이 발달단계에서 아이에게 처음으로 깊은 감각 능력이 생기는 시기가 있다. 그 전까지 어린아이는 모든 세상을 그저 평면적으로만 인식한다. 그런데 어떤 시점에 도달하면 눈으로 보이는 대상에도 깊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사물이 3차원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샤르댕은 인간이 지금 시점에서 진화적 시간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어린아이에게 처음으로 공간지각 능력이 생기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진화가 발생하는 시간개념을 인지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간은 4차원적 개념으로 불린다. 우리는 4차원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막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와 상황의 제약을 받는 시간의 눈가리개가 사라지면서, 우리는 우리가 아주 오래된 존재라는 놀라운 사실을 갑자기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그 오래된 존재는 모든 생명체 및 우주 전체와도 연결되어 있다. 인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는듯한 이 시간을 아주 먼 곳에서 관찰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이 깊은 역사 속으로 연결되는 창의 역할을 한다. 인간을 통해 역사를 보면, 물질뿐만이 아니라 원시적으로 흐르는 거대한 시간의 흐름이 모여 개성 있는 순간이 만들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직관성이 이것을 인지할 만한 내적 통찰력을 갖춘 사람들에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내면적인 시간개념은 글이나 영화 같은 매체를 통해 강력하게 표현되기도 한다. 진화 혁명가들은 이런 시간개념이 순간적으로 통찰력이 발휘되는 인간의 의식을 통해서도 갑자기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인간의 의식이 깨어나면서 과거와 미래를 거시적으로 깊은 관점으로 보게 됐고, 인간은 의식과 문화, 생명체, 우주 등이 발전 과정이라는 새롭게 드러나는 본질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고 있다. 초자연적인 심령의 개념이 후퇴하면서 보수적 고정성이 깨졌고 진화하는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생기자, 일관성이나 통일성이 아닌, 유동성과 일시성이 가득한 `에피파니`가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