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 선생과의 대화
김태길 지음 / 철학과현실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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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철학 부재의 시대다. 이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이제 익숙한 말이다.
인간이 올바른 생활을 영위하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인생관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신의 눈으로 세계를 바로볼 수 있는 세계관도 요구된다. 인간의 세계가 본능대로 살고 죽는 동식물의 세계와는 다른 차이점이다. 동식물은 철학이 필요없으며 그 세계에서는 철학이라는 개념도 존재하지 않는다. 워낙 단순하고 생존 본능대로 살아가는 것이 동식물이기 때문이다.

반면 고도의 지능을 가진 인간은 어떤가. 인간의 사고가 복잡하고 사회도 그만큼 복잡하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인간 세계에서는 필수적이다. 누구나 행복을 꿈꾸며 살아간다. 그러나 모두가 행복하지만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냥 그냥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살아간다면 보람이나 행복을 체험할 수 없는 것이다. 행복한 인생을 꿈꾸기에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철학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그것도 인간을 불행으로 몰아가는 철학이 아니라 행복의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철학.

철학문화연수소 이사장인 저자 김태길 교수는 무심 선생이라는 스승과 함께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맞닥뜨리는 일들에 대학 철학적 사색을 풀어놓고 있다. 대화를 나누는 내용은 건강과 여가, 효도와 현대 한국, 자녀교육의 문제, 여성문제, 성과 도덕, 결혼과 우정, 인간애, 종교와 윤리, 한국민족, 바람직한 인간상, 전통문화와 왜래문화, 멋있는 삶 등에 걸쳐 있다. 철학적 사색의 소재에 대해 알기 쉽게 개념을 잡고 있으며 구체적인 사례들을 인용해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간간히 역사적 인물들의 견해를 인용하면서 현실을 올바르로 정확한 눈으로 보고자 노력했던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진정한 애국심은 무엇인지, 도대체 효도라는 것이 현시대에 왜 필요한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 멋있는 삶을 살아 갈 수 있는지, 윤리라는 것은 무엇이며 왜 지켜야 하는지. 이러한 많은 질문을 제기하며 독자가 스스로의 판단과 합리적인 사고로 문제를 생각하고 해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 페이지의 내용이 가슴에 와닿았다. 임종을 앞두고 칸트는 '좋아'라는 말, 괴테는 '보다 더 광명을'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그 이유는 칸트는 일생을 도학자처럼 완벽하게 살아갔기에 만족스럽다는 뜻에서, 괴테는 평생 끝없는 정열을 불태웠으며 앞으로도 정진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괴테의 일생에서 유래된다고 해석하고 있다. 철학을 에세이라는 형식을 빌어 일상에서 발생하는 철학적 물음들에 대해 쉽게 와닿을 수 있게 설명한 점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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