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책상 - 꿈꾸는 청춘을 위한 젊은 시인들의 몽상법
김경주 외 지음, 허남준 사진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시인의 글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읽으면서 아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나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글들을 발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애석하게도 그런 글을 만나기 어려웠다. 책 뒤표지에 쓰여진, 감각의 최전선에서 쓰여진 글들이라는 표현이 무색하고 민망했다. 어떤 글은 (내가 느끼기에는) 마감 앞두고 뚝딱 대충 급하게 쓰여진 느낌까지 들었다. 특히 그 글은 이 중에서도 기대했던 시인의 글이라 더 그렇게 느껴졌다. 여럿의 글모음이라는 한계라 해야 할까. 그렇다고 해도 책값이 아깝게 느껴진다. 글쎄, 다른 이들은 어떻게 읽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내게는 아쉬움이 많았다. 어떤 글은 지나치게 가볍고 어떤 글은 시인이라는 자의식으로 인해 힘이 빡 들어가 있는 느낌이다.

시인은 특별한 사람이라고 여전히 생각한다. 그러나 모든 시인(그러니까, '시집'을 낸)이 다 그런 건 아니라는 걸 새삼 발견한 느낌이다. 하긴, 내 주변에도 시집을 낸 두 명의 시인이 있는데, 그 중 한 사람은 시'인'이고, 다른 한 명은 '시집을 낸' 어떤 사람으로 내게 기억되어 있다.

기억에 남는 글이나 문장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평범한 블로거나 숱한 에세이스트의 글보다는 나은 것을 원했기에, 그것들은 만족하기에는 너무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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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06-18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시를 아직 못 쓴 분들일 수 있어요.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되지만,
이름난 작가라 해서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시를 썼다고는
쉬 말할 수 없으리라 느껴요.

그저 그뿐이지요......

그루 2013-06-19 01:11   좋아요 0 | URL
예, 이 책은 시보다는 산문이 주인 책이긴 했어요. 그래도 등단한 시인들이라, 이 젊은 시인들이 쓰는 산문은 어떨까 하고 기대를 했는데.. 기대에 못 미쳐 아쉬움이 좀 컸어요. 이 책을 통로로 이 시인들과 그들의 시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했는데.. 그랬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