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 살아있다 2 - Night at the Museum: Battle of the Smithson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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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다만, 잠시 더위를 잊고 싶다면, 영화관으로 박물관을 보러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초등학생들 못지않게 어른들도 킥킥거리며 볼 수 있는 영화다.  

   영화는 워싱턴을 배경으로 여러 예술 작품들 그리고 링컨 석상까지 활용하며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여러가지를 보여준다  좋다.유명한 그림 속 내용들이 현실과 이어지는 것은 독특하다.  큐피트가 날아다니며 랩을 하는 모습이나, 머리를 까딱이는 아인슈타인, 키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나폴레옹 등 잔재미가 충분하다. 또한 살아난 여러 박물관의 전시물들이 이미 오늘날의 상식을 갖춘 사람들로 설정되었다는 점은 이야기를 빠르게 전개시킬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박물관의 전시물들이 살아서 움직인다는 설정 자체가 이미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아무리 칼과 총을 들고 싸워도 피한방울 흘리지 않는 인물들, 그리고 현실감 떨어지게 폭력적이지 않고 비교적 얌전한 캐릭터들, 생각보다 약하고 덜 떨어진 적들은 비교적 너그럽게 넘어갈 수 있다. 이 영화는 코미디 영화에다가 어린이 관객들을 고려한 영화니까. 

  다만, 역사적인 인물들이 한 자리에 동시에 모였을 때, 그들의 가치관 혹은 인생이 서로 부딪히고 얽히는 과정을 통해서도 충분히 웃음을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이 생략된 것은 아쉽다. 오락영화로서는 괜찮지만,  박물관을 끌어오되, 겉모습만 끌어왔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또한 미국 영화이기 때문에 한국엔 잘 알려지지 않은 다소 생소한 인물들이 있을 수도 있곘다. 그래도 직접 미국에 가지 않아도 박물관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눈감아 줄 수는 있다.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한가지 생각은 우리나라라면 이런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전시물로 위인들의 밀랍인형을 놓은 것을 잘 보지 못한 것 같다. 임시정부요인을 재현해 놓았던 독립기념관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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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달린다 - Running tur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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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를 떠올리지 말것. 더 헐렁하고, 더 가볍고, 더 웃기고, 더 따뜻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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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좀주소 - Thirsty, Thirs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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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굴레 안에서 지친 사람들. 강하지는 않지만 희망이 보이는 착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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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보그 그녀 - Cyborg sh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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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재용 감독의 <싸이보그 그녀>는 일본판과 한국판이 다르다. 아직 영화를 못 본 사람이라면 일본판을 먼저 보기를 권하고 싶다. 아니, 일본판을 봤다면 한국판은 보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나는 한국판은 봤지만, 일본판은 아직 못 봤다. 하지만 영화에 대해 제대로 알려면 일본판을 구해봐야 할 것 같다.   

   한국판 <싸이보그 그녀>는 한국 관객의 수준을 무시한 듯한 편집을 보여주고 있다. 편집상의 가장 큰 문제점은 관객이 몰입할 수 없게끔 만들어놓았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나레이션으로 이야기를 도입한 영화는 싸이보그 그녀로 인한 여러가지 에피소드, 그리고 과잉된 서정적인 영상과 음악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가지만 그뿐이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왜 저 둘이 서로를 좋아하고, 갈등하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는 있지만, 몰입할 수는 없다. 일단, 싸이보그 그녀가 오기 전 진짜 그녀와 남자주인공이 서로를 좋아하는 과정은 너무나 간략하게 넘어갔기 때문에 스토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전달받는데 그칠 뿐이다. 그리고 진짜 싸이보그 그녀가 오고나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 역시 에피소드에 머물고 있다. 로봇인 여자와 인간 남자가 서로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 속에 놓여있는 에피소드들이 아니다. 오히려 그 과정 속에서 심각하게 발생할만한 에피소드들은 모두 놓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싸이보그 그녀'가 인간 사회를 학습하고 체화해 가는 것으로 설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과정이 대다수 생략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물들은 너무 쉽게 서로를 좋아하고, 너무 쉽게 화를 내고, 너무 쉽게 슬퍼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야기들이 연결되지 못하고 조각조각으로만 나열되고 있다. 남자 주인공 지로가 어린 시절 고향으로 돌아가는 장면 역시 뜬끔없이 뮤직비디오가 연상되며 서정의 과잉으로밖에 보일 수 없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남자주인공에게서 별 매력을 못 느꼈는데, 답답하기도 하고, 어리숙한 캐릭터다. (그런 캐릭터가 일본에서는 순수한 이미지로 호응되나보다.) 결국 엉성한 편집과 이야기 구조로 인해,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은 아야세 하루카의 연기나, 돈과 품을 꽤나 많이 들였을 재난 영화 수준의 영화 후반부가 무색해지고 만다.  

  이 영화에서는 현재와 미래가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미래가 바뀌는 것으로 나오는데, 한국판에서는 미래부터 시작하는 바람에 다소 김 샌 영화가 되어버렸다. 듣자하니 일본판은 남자주인공의 관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영화 후반부에서야 미래 장면이 나타나고 모든 것이 퍼즐 맞추듯이 맞춰질 것이다. 한국판보다는 일본판이 더 모범답안이라고 생각한다. 국내에서도 많은 젊은이들이 미드와 일드를 보고 있고, <용의자 X의 헌신>같은 추리 영화도 호응을 얻고 있는 마당에, <아내의 유혹>같은 막장 드라마를 찾는 시청자 수준에 맞추려고자 한 곽재용 감독의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덧붙여, 노다메 칸타빌레의 '미르히' 타케나카 나오토를 비롯한 여러 일본의 유명 인사들을 찾아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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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교수 - EBS 다큐멘터리
EBS 최고의 교수 제작팀 엮음 / 예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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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EBS 다큐멘터리 <최고의 교수>를 다시 책으로 담은 것이다. 다큐멘터리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책으로 다큐멘터리 이상으로 세세하게 내용을 담았다고 생각한다. 흔히 '교수'라는 직업은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과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 두 가지를 병행해야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주관적인 경험에 의하면 '학생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자신이 무엇을 연구하느냐'에 방점을 찍은 분들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이 두 가지 모두 높은 수준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이 어려운 일을 행하는 교수들이 나와있다. 

  이 책에 소개된 교수들의 공통점은 가르침에 대한 분명한 자신만의 철학을 확고히 세웠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가르침이란 학생을 공부하게 하는 것이지 함정에 빠지게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열정과 책임감을 가지고 학생들을 대하는 골드스타인 교수, 학생들 스스로 배움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게 가르친다는 조벽 교수, 학생들 스스로 말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캐넌 교수, 학생들을 딜레마에 빠뜨리며 학생들 스스로 도전의식을 지니게 한다는 샌들 교수처럼 그들은 자신있게 자신이 지닌 교육철학을 말하고 있다. 이전에 자신이 배운 방식대로, 단순한 지식의 전달자로서 교육이라는 것을 연구자인 교수의 잡무쯤으로 생각하는 분들과는 대조적이다. 이 꼭 그분들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교수가 되는 과정까지 학문의 실적은 중시되지만, '가르침'에 대한 것은 전혀 고려의 사항이 아니다. 어떤 공부를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어떤 가르침을 펴느냐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과정 자체가 그렇게 되어 있으니, '가르침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세울 기회도 얻지 못하고, 방법도 모른 채 교수가 되는 분들도 꽤 있을 것이다. 초,중,고교사들처럼 전문적으로 '교육'에 대해 공부한 것도 아니면서 수업에 대해서는 더 자율적이고 간섭은 없다. 이는 바꿔말하면, 독창적이고 훌륭한 수준의 수업이 나올 여지도 있지만, 이에 대해 포기한다면 질은 좋을지라도 방식면에서는 나쁜 수업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의 소개된 교수들은 확고한 자신만의 교육철학을 지닌 것 못지 않게 학생들을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철저히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이 더 나은 학생이 되기를 바란다.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때문에 더 나은 수업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것이다. 나중에 학생들이 자신의 환자들을 존중하기를 바라며 학생들을 존중한다는 노던 교수. 수술대에 학생들을 눕히며 환자의 마음을 이해해보라는 홉킨스 교수. 그들의 학생들은 자신이 교수에게 존중한 것만큼 환자를 존중할 줄 아는 좋은 의사가 될 것이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방식의 변화를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를 갖춤으로써 장차 더 나은 학습 및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허슈바흐 교수의 말은 그래서 의미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교수의 입장에서는 가르치기도 평가하기도 더 편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수업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그렇기때문에 그들은 평가에 대해서도 고민하며, 평가가 학생들을 측정하는 도구이기보다는 학생들에게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기회로 만들기도 한다. 학점이 단순히 학생들의 지식을 측정한 값이기보다는 그들의 사고력을 기르게하는 위한 미끼이기도 하고, 시험을 망친 학생이라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도 한다. 대학교육이 단순한 지식 전달이나, 기존의 것만 학습하는 교육이 되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대학교육이 다른 교육과는 어떤 점이 다른가에 대해서 분명히 시사하는 바다.  

  가르치는 입장이 아니라, 배우는 입장에서도 이 책은 도움이 된다. 학생의 입장에서 수업을 통해 학점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야할 점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수업은 주로 교수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학생은 수동적인 입장에 놓여져 있기 마련이다. 그로 인해 수많은 침묵하는 수업들이 만들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모르는 것에 대해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으로 자신을 밀어넣으며 수업에 참여해나간다면, 수업을 변화시킬 여지는 있을 것이다. 그로 인해 이득을 얻는 사람은 자신일 것이다. 최고의 교수들이 소개되었지만, 그들이 최고의 교수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그들의 가르침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학생들이 있었다는 사실도 있지 말아야 할 일이다. 이 책은 읽는 사람들에게 교수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하고,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해준다. 동시에 무엇을 배워야 하고, 어떻게 배워야 할 것인가도 고민하게 해준다. 

   이 책은 전부 미국 대학교들의 교수들을 소개했다.만약, 한국이라면 어떤 교수들이 최고의 교수로 소개될 수 있을 것인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EBS의 후속편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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