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을 읽는다 - 심리학자가 읽어 주는 어린이 문학
가와이 하야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심리학자가 읽어주는 어린이 문학'이라는 표제를 달고 있다. 저자는 일본 융 학파의 선구자이다. 저자는 일본과 서양의 어린이 문학 중 12편을 꼽아 비평을 하고 있다. 비평이지만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저자의 '주관적'인 해석으로 읽어내리고 있다. 심리학적인 해석으로 '주관적'이기는 하나, 저자의 해석에 대체로 수긍이 가는 편이다. 또한 '어른의 관점'에서 볼 때 사소한 이야기를 저자가  어린이의 입장에서 해석해내는 것을 보며 감탄하게 되고 '맞아, 나도 어린 시절 저런 적이 있었지.'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고 어린이 문학이 단순히 쉬운 이야기로만 혹은 재미있는 이야기로만 써진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른들이 보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볼 수 있는 진실의 영역이 있고, 차원이 다른 현실이 있다. 그만큼 현실은 다층적이고 다양한 면모를 포함하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는 그것을 직접적으로 다루기도 하지만 다른 모양으로 변화기도 하고, 모습을 감추기도 하며 아이들에게 전해진다. 그 속에서는 아이가 겪을 수 있는 심각한 갈등과 질투, 용서, 화해, 사랑 등 다양한 감정들이 담겨져 있다. 이야기 속 아이와 이를 만나는 현실의 아이 모두 이를 통해 성장해간다. 저자의 해석들을 따라 읽어가다보면 좋은 어린이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다. 

  고로, 이 책은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어린이책을 만들고, 어린이들에게 책을 골라주는 혹은 읽어줘야 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어린이 문학뿐만 아니더라도 문학 공부를 하는 사람이 읽어도 흥미로울 책이다.  이 모든 것은 전념을 다해 주관적으로 깊이 작품들을 읽어내려간 저자 덕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