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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도 걸어도 - Still Walking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더운 여름 일본의 한적한 시골 마을. 영화는 시끄럽지도 요란하지도 않고 잔잔하다. 그 잔잔한 장면 장면 속에서 우리는 가족이란, 참 가깝지만 너무나 먼 존재들을 확인하게 된다. 죽은 첫 아들의 기일을 맞아 한 집안에 모이게 된 가족들. 복작복작 하며 많은 요리들을 만들어내고, 맛있는 식사를 하게 되며 서로 정겹게 수다를 떨게 되지만, 서로 주고받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통해 하나 둘 과거를 떠올리게 되고, 그 말들이, 기억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고 아픔이 된다.
재혼한 둘째 아들이 못마땅하고, 아직도 큰아들의 존재를 크게 남겨둔 부모, 부모의 기대대로 의사가 되지 않고 회화복원사가 되었지만, 지금은 실직자인 그래서 오랜만에 돌아온 집이 불편한 아들, 그리고 부모의 집을 물려받고 싶은 딸과 사위. 서로 주고 받는 말 속에 서로 다른 기대와 서로 다른 마음들을 말하지만, 그럼에도 1박 2일은 고즈넉하고 요란스럽지 않게 지나간다. 위태위태 하지만 그렇다고 무너지지도 않는 가족이란 관계. 서로 엇갈리는 시선과 내색하지 않지만 드러나는 마음들을 지켜보고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아리고 애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