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두비 - Bandhobi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주 노동자를 다룬 영화들은 기존에도 있었다. <여섯개의 시선>같은 인권영화나 독립영화에서. 하지만 영화 <반두비>는  긴 호흡으로 이주노동자를,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한국사회를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카림이 그려내는 이주노동자의 모습은 그렇게 신선하지만은 않다. 밀린 임금을 못 받은 채 이전 사장님을 찾아다니고, 불법체류 신분이 되는 모습, 일상생활에서 이들을 꺼리고 차별하는 모습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문제들이다. 미국 출신 백인 강사와 동남아시아 출신 이주노동자를 대비시키는 것도 마찬가지로 새롭지만은 않다. 다만 그런 모습들을 스크린을 통해 다시 바라보면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을 뿐이다.  

  사실 이 영화의 매력은 백진희가 연기한 여고생 민서인 듯 하다. 엄마에게 학원비를 손벌릴 처지임을 알기에 알바를 하고, 나이를 속이고 스포츠마사지 업소에서 알바를 하다 선생님을 만나면서도 당당하고, 학교가 유익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자퇴를 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학교를 나오는 이 당당한 여고생은 <똥파리>의 여고생 연희와 닮은 듯 하면서도 또 다르다. 연희가 지지난 현실에 대해 악을 쓰고 있었다면, 민서는 좀 더 대수롭지 않게 현실을 보고 있달까. 이주노동자 카림에게도 조금씩 마음을 열고, 더 나아가 좋아하기까지 하는 민서. 카림이 강제추방 당할까봐 결혼하자는 말도 할 수 있는 민서. 카림과 민서가 서로 좋아하기까지가, 민서가 내뱉는 말들이 너무 나아갔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당당하고 구김없는 민서를 보며 신선하다고 느끼며 바라볼 수 있다.  

  영화 중간 중간 현 정권을 비판하는 장면들이 웃음을 주기도 했지만, 좀 더 세련된 방식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듯 이 영화는 직접적이고 너무 나아갔다 싶은 영화다. 하지만 이런 영화 한 편쯤은 반갑고 받아들일 수 있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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