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생각만큼 섹스와 대립하는 것은 없다. 섹스는 육체의 산물이다. 무분별하며, 디오니소스적이며, 직접적이며, 이성의 굴레로부터의 해방이며, 희열을 동반한 육체적 욕망의 해소이다. 이와 비교하면 생각은 병, 질서를 강제하려는 병적 충동, 흐름에 굴복하지 못하는 침울한 정신의 상징과 다름없이 보인다. 내가 섹스를 하는 동안에 생각을 했다는 것은 성적 교류의 근본 법칙을 어긴 것이며, 타락전의 생각없는 영역조차 제대로 보존하지 못하는 죄를 저지른 것이다. 그러나 대안이 있었을까?
무엇을 어떤 것을 가져야 상대의 모든 것을 가졌다고 할까...
무엇을 어떤 것을 주어야 상대에게 내 모든 것을 주었다고 할까...
육체와 정신, 본능과 이성, 허용과 견제...
결국엔 대립적인 서로의 관계에서 적절한 조절이 좌우한다.
과도한 육체적 관계는 서로에게 어떤 존재의 가치가 있는 가에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며, 반대로 정신적인 사랑을 원할 때는 매력과 충동에 의문을 만든다.
당신이 나에게 준만큼 나도 당신에게 주려고 했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것만큼 당신도 나에게 그런 바램이 있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우린 서로 너무나 많은 계산을 했습니다.
그 계산속에서 서로를 감추고 보이지 않는 내일을 당장의 오늘인양 꾸몄습니다.
정작 내일이 왔을땐 당신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