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엽 감는 새 1 - 도둑까치 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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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래서 좋다. 읽는 것이 즐겁다. 하루키 소설은 언제나 처럼 독자들에게 상상의 여지를 활짝 열어둔다. ..너무 다의적이고 환상적이어서 싫다는 사람도 있지만 작가가 어렵게 선물한 소설읽기의 즐거움을 알아채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하루키가 지겨워질 때도 된 것 같건만 읽을때마다 새롭고 흥미진진하다. <태엽감는 새>는 대학 때 단 한번 읽고 <상실의시대>만큼의 감동을 못받아 실망한 기억이 있는데 지금에 와서 다시 읽고보니 그때는 내가 이 소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는 <상실의 시대>의 큰성공에 너무 부담을 느낀 듯한 수식어와 문체가 좀 거슬렸는데 <태엽감는 새>에서 드디어 하루키 특유의 자연스러운 문체를 회복한게 아닌가 싶다.

여느 작품 이상으로 시간적 흐름과 공간적 이동이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하다. 절대 뒤죽박죽과는 다르다. 과거와 현재의 이어짐, 사건과 사건의 연관성 등 작가의 남다른 구성력이 변화무쌍한 가운데 일목요연한 체계를 이뤄 4권이 끝날 때가지 느슨함을 전혀 못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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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쉬운 요리백과
서울문화사 편집부 엮음 / 서울문화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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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복잡하고 재료에 신경이 많이 가는 비싼 재료를 사용한 요리보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서민들 식탁에 오르내리는 재료를 쓴 일반요리가 주다. 벌써 음식하는데에는 어느정도 내공이 쌓인 사람들이야 안해본 것들도 대충 응용해서 하면 뚝딱뚝딱 먹을만하게 나오겠지만 초보들은 두부조림 하나 하는데에도 양념장 만들려면 싱크대가 난장판이 된다.

자취한 경력이 오래됐지만 내손으로 제대로 밥을 해먹은 경력은 얼마되지 않아 평소에도 요리책은 사 모았었지만 결국 끼고 보게 되는 요리책은 특별난 메뉴가 많은 것보단 간단하고 싼 재료들로 이뤄진 간편한 요리책이다.

요리책만 10권 정도 되는데 그중에 평소에 이용하는 책은 3권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2권은 그래도 제대로 된 책이지만 한권은 별책부록 크기이다. 그러니 갖가지 음식이 휘황찬란한 요리책이나 한가지 따라하려고 해도 값비싼 재료나 서양재료가 필요한 책보단 이런 책이 결국 실속있다 싶다.

만드는 방법이나 순서가 생각나지 않아서도 들춰보지만 적당한 반찬거리가 생각나지 않을때, 돈 안들이고 색다른걸 해먹고 싶을 때, 비슷한 메뉴를 찾아 요리법을 응용할 때 다시 찾아보게 되는 책이다.

손님 차림상이나 격식을 갖춰 준비하는 상차림용 메뉴는 거의 없다. 상차림용 요리책은 필요한 사람은 따로 하나 장만해야 할 것이다. 나 같은 사람에겐 역시 보고마는 그림책에 불과할테지만.. 차라리 쉬운책 사서 활용하는 편이 실용적이고 편리하다.

생선/해물류, 고기반찬, 두부/달걀류, 야채/버섯류, 두고 먹는 밑반찬/피클/장아찌류, 인스턴트/해조류 반찬을 분리해 놓았다. 그리고 사이사이에 다양한 양념장과 술안주, 라면요리, 소스 만드는법, 김장 담그는법도 실려 있고 여느 요리책과 마찬가지로 뒷편에는 인덱스도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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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맛과 추억
황석영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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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에는 자신있다 했는데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낱말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옛 먹을거리와 거기에 얽힌 작가의 추억담을 엮은 책이라 옛이름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하겠지만 맛을 표현한 형용사며, 음식의 되고 무른 정도를 표현한 말들, 요리하는 방법을 설명할 때 나오는 다양한 의태어들에 부딪힐 때마다 내가 얼마나 재미없고 상투적인 국어만 쓰고 읽고 했구나 싶었다.

황석영씨의 소설에서도 그랬지만 영어 번역식 문체를 저도 모르게 쓰고 마는 세대들에겐 신선함과 국어의 다채로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간혹 번역체만큼 명확하지가 않아 수식이 어디까지 되는 건지 좀 애매할 때도 없진 않지만 그건 분명 읽는 사람의 모자람이지 작가의 불찰이 아닐 것이다.

남북한을 아울러 육,해,공군을 통 튼 여러가지 음식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긴건지 어떤 맛이 나는 건지 아예 알 수 없거나 애매한 것이 절반 정도인 것 같다. 주위 어른들에게 한번 보시라 드리면 좋을 것 같긴 한데 괜히 드셔보지도 못할 음식을 간절히 생각만 나게 하는게 아닌가 은근히 걱정도 되겠다. 어쨌든 어르신의 보충설명을 듣는다면 맛과 추억이 더 와닿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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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말할 것도 없고
코니 윌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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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여느 SF하고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뭐라할까..SF치고는 금속 느낌이 덜 난다고나 할까.. (시간여행'이라는 비교적 케케묵은 소재를 써서 그럴 수도 있지만.. 고전문학이나 정통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접근하기에 부담없는 SF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허무맹랑한 것 매한가지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허무맹랑한지 안한지는 시대가 바뀌어봐야 알 수 있는 것이고..

이 책은 다분히 서정적이고 소프트 아이스크림 같은 멜로가 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역사적인 사실과 유물들이 자주 언급되기 때문에 상당히 그럴싸하고 현실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읽어본 SF중에서는 페이지당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책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읽은지 1년이 됐지만 어떻게 된게 내용을 떠올리면 영화를 본것 같은 영상이 떠오른다. SF를 좋아하는 남자가 SF에 통 관심이 없는 여자친구에게 제일 먼저 권할만한 책이라면 찬성하실런지.. 어쨌든 나라면 그렇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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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의 끝 그리폰 북스 18
아서 C. 클라크 지음, 정영목 옮김 / 시공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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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읽었다.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사실 SF에 관심을 가지게 된게 얼마되지 않아서.. 별 다섯개를 준 것은 철저히 이 작품이 쓰여진 시대를 감안해서이다. 놀라운 사실은 이책이 1953년에 쓰여졌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책을 21세기에 읽어도 재밌고 기발하다는 것이다. 그 시대에 이런 상상을 하고 이런 메시지를 내포할 수 있다는게 정말... 놀랍다는 말 말고 달리 할말이 없을 정도다.

앞부분에 비해서 뒷부분의 인류의 최후부분이 스토리가 좀 미약하고 끝맺음을 서두른 느낌이 있다. 이 정도의 소재라면 <반지의 제왕> 길이의 대작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쉽다. 그러리라 생각은 했는데 맨마지막 책 해설에 보니 역시 '인디펜던스 데이'에 그리고 '에반게리온'에 차용되었다 한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고 있는 지금 이 책을 읽으니 더더욱 오버로드들이 내려올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듯한 환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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