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엽 감는 새 1 - 도둑까치 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199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래서 좋다. 읽는 것이 즐겁다. 하루키 소설은 언제나 처럼 독자들에게 상상의 여지를 활짝 열어둔다. ..너무 다의적이고 환상적이어서 싫다는 사람도 있지만 작가가 어렵게 선물한 소설읽기의 즐거움을 알아채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하루키가 지겨워질 때도 된 것 같건만 읽을때마다 새롭고 흥미진진하다. <태엽감는 새>는 대학 때 단 한번 읽고 <상실의시대>만큼의 감동을 못받아 실망한 기억이 있는데 지금에 와서 다시 읽고보니 그때는 내가 이 소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는 <상실의 시대>의 큰성공에 너무 부담을 느낀 듯한 수식어와 문체가 좀 거슬렸는데 <태엽감는 새>에서 드디어 하루키 특유의 자연스러운 문체를 회복한게 아닌가 싶다.

여느 작품 이상으로 시간적 흐름과 공간적 이동이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하다. 절대 뒤죽박죽과는 다르다. 과거와 현재의 이어짐, 사건과 사건의 연관성 등 작가의 남다른 구성력이 변화무쌍한 가운데 일목요연한 체계를 이뤄 4권이 끝날 때가지 느슨함을 전혀 못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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