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하드밥을 지극히 사랑하여 오랜 세월 동안 하드밥을 좋아라 하며 들어왔더니 드디어, 내게도 권태기란 것이 찾아왔던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권태기 극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프리재즈의 세계를 기웃거린다. 그런데 문제는 그 동네에서 알려진 명반이 얼마 없다는 것. 그리고 자면서 듣다가 가위 눌릴 수 있다는 것. 그러던 중 이 음반을 알게 되었다. 오로지 AMG 평가만을 참고해서 구입했는데, 이게 웬걸! 예상한 바가 빗나가 버렸다. 톡 쏘는 프리재즈를 기대했건만, 협화음의 조성음악을 들려주는 것이다. 아무튼 오넷 콜맨은 사람 놀라게 하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듯하다. 여기서 오넷 콜맨의 알토 색소폰은 간결한 표현으로 날렵한 연주를 들려준다. 사람들의 입을 쩍 벌어지게 하는 대단한 테크닉의 연주를 들려주진 않지만, 나름대로의 스타일로 매력을 발산한다. 그리고 이 음반에서 청자의 귀를 가장 즐겁게 해주는 것은 바로 드럼이다. 찰스 모펫의 드럼은 마치 수면 위에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아름다운 무늬를 끊임없이 수 놓으며 우리의 귀를 사로잡는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베이스인데, 1965년에 이루어진 라이브 녹음이라서 그런지 소리가 뒤에서 묻힌 경향이 있다. 예상이 빗나갔던들 어떠하리오. 음악만 좋으면 됐지! 표지도 요즘 같은 겨울에 딱 어울리고, 근자에 들어 내 맘에 흡족한 음반을 만나서 기쁘다. 살아서 꿈틀대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음반이라면 언제나 오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