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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일의 시간 - 삶의 끝자락에서 전하는 인생수업
KBS 블루베일의 시간 제작팀 지음, 윤이경 엮음 / 북폴리오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삶을 살면 죽음이라는 게 따라붙은 것 당연한 건데, 가끔 죽음이라는 게 갑자기 찾아오게 되어 가족 친지 분이 힘들 때가 많다. 죽음의
상처를 치유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읽기 시작했다.
블루베일의 시간은 KBS 다큐멘터리로 방송된 블루베일의 시간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 동양 최초 호스피스 시절인 갈바리
의원이다 조용하고 깨끗한 강릉에 호스피스 시설 있다는 것과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죽음과 싸우는 분이 계시는 걸 알게 되었다. 이
첫 내용부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렸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지켜보는 가족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내 곁에 있는 사람이 갑자기
없어진다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야기 중에 덕수님의 가족 사연이 기억이 난다. 아버지를 위해 어머니와 두 딸이 같이 돌보고
있었다. 아버지라는 존재는 우리를 지키고 푸근한 존재인데, 아버지가 살아갈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을 때 어땠을까, 어머니도 어머니이지만, 두
딸은 어땠을까? 아버지랑 하고 싶은 게 많았을 텐데, 나랑 다르게 아버지랑 친한 두 딸 이야기를 읽으니 나도 내가 그분의 딸이 된 것 처럼
마음이 아팠다.
"죽음은 산 자의 것이다. 죽음 자는 죽음을 얘기하지 않는다.
산자만이 다른 이의 죽음을 받아들어야 하는 숙제에 골몰한다. 시간이 지나면 어떤
애통한 죽음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마침내 그도 죽은 자가 된다." p.29
이 문장이 계속 내 마음속에 맴돌았다. 산 자인 나는 죽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일까? 사실 나이가 한살이 먹으면서 느낀 게 축복보다는 죽음이
있는 곳에 많이 가게 되었다. 가족은 아니었지만, 나한테 잘했던 분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며칠 동안 마음도 아프고 허전한 느낌 때문에
힘들었다. 꼭 그 자리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감정을 업악하면 안 돼. 그러면 항상 가슴속에 슬픔이 가득하고 눈물이
출렁이게 돼. 자연스럽게 눈물이 밖으로 나오게 놔둬. 훗날 이 시간이 고통이나 슬픔으로만 기억되지 않고 소중한 시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 p. 69
덕수님 두 딸에게 한 수녀님이 한 말이다. 이 말은 들으니까 남은 시간이 별로 안 나와도 감정을 감추지 말고, 그 시간을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라고 한 말이 계속 맴돌았다. 지금 부모님과 있는 시간을 소중하게 가져야 되겠다.
갈바리 병원에서 또 하나 하는 게 이별 파티가 있다. 아버지가 남은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고, 딸과 어머님은 아버지에게 편지를
읽어주는 시간이다. 나도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면서 읽을 수 있을까? 이 부분 볼 때 마음도 아프고 눈물이 났다.
점점 나이가 들면 부모님을 떠날 보낸 시기가 있을 거다. 내 마음속은 언제나 오랫동안 옆에 계실 거라는 마음이 강해질 때가 많다. 이 책을
볼 때마다 계속 눈물이 나서 읽기가 힘들었다 나도 모르게 동화되어서 읽었던 책이다.
나도 죽음을 받아 있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하루 시간들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되겠다. 부모님한테
더 잘해야 되겠다. 하지 못 했던 말을 꼭 하기 와 부모님과 같이 여행을 가야 되겠다.
"태어나고, 자라고, 아이를 낳고, 늙어 가고, 마침내 빈껍데기로 죽는 그 모든 시간을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는 얼굴이다. 생의 비밀이 한꺼번에 그의 머리 위로 쿵 내려앉아 납작 깔린 모습이다." p.25
- [블루베일의 시간] 세상 끝에 서다 - 헤어지는 날 (하늘 색 베일 아래) 중에서 -
"평범한 동네, 분주한 삶의 한복판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는, 호수피스 병원을 보며 처음에는 `비밀의 정원` 같아는 느낌을 받았다. 삶의 비밀은 죽음에 있는 것 아닐까 싶어 본능적으로 끌렸다." p.37
- [블루베일의 시간] 세상 끝에 서다 - 헤어지는 날 (병실 순례기) 중에서 -
"어쩌면 임종은 삶의 마지막 성장기인지도 모른다. 삶 전체를 돌아보며 나 자신과 대면하고 모든 것과 이별하는 시기에 누군가는 꼭 동반해 주어야 한다. 그 자리를 지키고 함께하는 것이 자신의 소임이라고 여겨왔다." p.38
- [블루베일의 시간] 세상 끝에 서다 - 헤어지는 날 (병실 순례기) 중에서 -
"임종을 지키는 시간은 힘겹다. 일상의 분주함을 뒤로하고 병자 곁을 지키는 일은 쉽지 않다. 젋은 사람들에겐 더더욱 힘든 일이다." p.66
- [블루베일의 시간] 문을 열면 또 다른 문이 - 가장 나중 지닌 것 (출렁이는 것들) 중에서 -
"죽음을 삶과 떨어뜨려서 생각하면 두렵고 어둡게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삶의 끝자락에 오는 것이 죽음이고, 어쩌면 삶의 일부거든요.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죽음은 삶이 완성된느 시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삶과 죽음이 순환되는 것이 자연의 섭리 이고, 한 세대가 가고 또 다음 생애가 이어지잖아요." p.164-165
- [블루베일의 시간] 가벼워야 높이 날 수 있다. - 몸의 소리가 들릴 때 (비밀의 숲에 가다) 중에서 -
"저는 죽음이 삶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생각해요. 죽음 앞에 한 번 서보면 자신의 삶이 보이잖아요. 내 삶을 죽음에 비춰 봤을때, 내 인생에서 어떤 것이 중요한지 중요하지 않은지, 지금 이것을 해야 할지 나중에 후회할지, 이런 것들을 좀 더 명확하게 볼 수 있으니까요. 살면서 종종 죽음이라는 거울에 자신을 비춰 보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166
- [블루베일의 시간] 가벼워야 높이 날 수 있다. - 몸의 소리가 들릴 때 (들을 수 없는 것이 들리다) 중에서 -
"우리가 함께 나눴던 이야기들이 미래 우리의 삶을 충만하게 만들고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잘 가르쳐 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 각자 슬픔을 이겨 내는 방법을 다 다르지만, 결국 이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된다는 점에서 모두 같습니다." p.297
- [블루베일의 시간] 남은것은 오직 사랑 - 겪어 보지 않은 일 (상실감을 딛고 일어서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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