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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까칠한 백수 할머니 - 마흔 백수 손자의 97살 할머니 관찰 보고서
이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평점 :
가족 관련 이야기를 좋아한다. 최근에 읽었던 소설 아버지에게 갔었어 도 생각나고, 마스다 미리 작가님의 영원한 외출도 생각난다. 두 권 다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이번에는 작가님의 실제 경험한 이야기 특히 할머니 내용이 나온다고 하니까 돌아가신 할머니를 보고 싶고 좋은 기회로 읽게 되어서 좋았다.
책표지는 민트 바탕에 할머니가 좋아하는 키위와 좋아하는 동물인 앵무새 키위 안에 할머니, 손자인 작가님, 어머니 셋이 타고 계시고, 할머니가 티스푼으로 헤쳐나간 그림으로 되어있어서 좋았다. 책 읽기 전에는 무슨 의미 그림일까 고민했는데 읽다 보니까 책 내용과 딱 맞은 느낌이 들었다.
3부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마흔 살인 내일모레인 손자와 일흔 살에 가까운 어머니, 백 살에 가까운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이야기를 담겨있다.
손자인 작가님은 할머니를 피 여사, 어머니를 박여사로 불렀다. 결혼하고 나서 본인 이름보다 누구 엄마라고 많이 부르는데, 이름은 아니지만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점점 나이가 들을수록 할머니의 몸이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해서, 집에서 글을 쓰는 손자 랑 어머니와 함께 할머니를 돌보고 있다. 누군가 아파서 간호하는 것 쉽지는 않다. 나도 우리 엄마가 건강검진할 때 장 내시경 하셨는데 애매한 위치에 혹이 있어서 대학병원에 가서 시술해야 된다고 해서 예약을 하고 2박 3일 동안 대학병원에 입원을 하셔야 되어서 엄마를 간호할 일이 생겼다. 처음 경험이어서 뭐가 필요한지 몰랐다. 2인실이었는데 같이 병실 입원한 분이 좋은 분이 계셔서 많은 것을 알려주웠다. 막상 병원에 있으니까 무섭고 걱정도 많아지고 누군가 돌보는 것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병원에 있으니까 누군가 간호하고 돌보는 게 힘들어서 요양사님들이 돌보거나 아니면 집에서 돌보기 힘들면 요양 시설에 보내는 경우가 많이 봐서 집에서 돌보시는 모습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피 여사님의 삶을 보니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났다. 우리 외할머니는 남동생이 태어날 때부터 우리를 돌봐주웠다. 부모님이 장사하다 보니까 대부분 삼촌들과 외할머니와 보냈다.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살고, 외할머니 와 떨어지게 살아서 많이 속상했던 기억이 난다. 옛집에 1~2년 사시다가 우리 아파트 이사를 와서 왔다 갔다 지냈는데, 쓰러지기 전날에 할머니와 시장 갔다. 그때 얼마나 투덜대면서 갔는지, 할머니한테 우리 집에 자다고 했는데 할머니 할 일 있다고 나에게 당부 말씀이 하셨는데 그게 마지막이라니, 계속 중환자실에 계셔서 외할머니 임종도 보지 못하고 그게 마지막이라니 나 중학교 때 돌아가 섰으니까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외할머니가 일찍 우리 곁에서 돌아가셔서 힘들고 마음이 아팠다. 피 여사님의 삶도 우리 외할머니 삶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우리 외할머니는 글을 읽을 줄 알았다. 그 시대 때 딸이라는 이유로 글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한글도 알고 일본어 조금 알았다는 게 생각이 났다. 어릴 때는 글을 안다는 게 당연한 것 여서 몰랐는데 우리나라 역사를 배우고 알고 나서 대단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마가 조카들을 돌보고 계시는데 할머니가 생각이 많이 난다고 하셨다. 우리 엄마도 이랬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 나에게 이야기를 할 때 마음이 아팠다. 좀 더 오래 살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랬는데 아빠 같은 사람 만나기 싫어, 엄마 같은 삶 살기 싫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엄마도 결혼하고 살아보니까 자기도 모르게 엄마가 같은 삶은 사는 것 같다고 이야기 하셨다.
할머니가 오래 살다 보면 본인 보다 자식이나 형제가 돌아갔을 때 그 마음이 많은 공감 되었다. 내가 한 살 한 살 나이 먹으면 좋은 일 보다 슬픈 일 가득한 것 같다.
이 이야기는 우리 삶에 결합되는 이야기이다. 피 여사님의 삶이나 박여사님의 삶을 읽다 보면 우리 할머니, 우리 어머니 삶이 될 수도 있고 나의 삶이 될 수도 있다. 결혼 안 한 나는 부모님과 살고 있는데 점점 부모님이 몸이 예전 같지가 않다는 게 슬픔이다. 나도 언젠가 점점 나이를 먹으면 나의 노후가 생각하게 된다.
공감 되는 내용 많은 이 책은 모든 분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 한겨레출판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