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발탄 - [초특가판]
유현목 감독, 최무룡 외 출연 / 영상프라자 / 200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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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화질 보정이 잘 안 됐더라도
어렵사리 구한 필름이라 화면 오른쪽에서 불이 타더라도
사운드가 제대로 안 잡혀, 한글 자막을 나오게 해서 보더라도
이 영화는 걸작임에 틀림없다.
우울한 사회, 갈곳없는 군상, 나약한 가장, 외로운 시인, 돈은 없지만 영혼을 팔지 않으려는 후까시, 치매에 걸린 노인...
초중반에는 최무룡의 후까시가 빛나지만, 끝에 가면서 부인 잃고, 극에 치닫는 치통에 갈 곳을 몰라하는 김진규의 방황 씬은 너무도 숨막히고 어지러운, 최고의 장면이었다.
유현목 감독의 인터뷰 역시 재밌는데, 노장의 오만에 가까운 자부심은 훌륭한 영화가 있기에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필름마저 제대로 구하기 힘들어 재촬영도 못하고 아쉽지만 그대로 써야 했던 열악한 환경에서 만들었다는 얘기를 들으니, 더 감탄할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대사톤은 문어체이고 약간씩 과장된 연기가 느껴지지만, 지금 봐도 지극히 리얼리즘에 충실하면서도, 현란한 편집에 의해 약간 모던한 느낌까지 주는 영화는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비전문 배우들로 엑스트라를 쓰면서도 인물들은 전체적으로 다 살아 있으며, 흑백의 질감들은 어렵고 어려운 현실, 그리고 갑갑한 심리를 너무나도 잘 표현하고 있다.
보고 또 봐야 할 영화에 올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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