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하도 얘기를 많이 들어 언젠가는 꼭 보리라 했으나 참 늦었다. <퍼레이드>도 좀 보다가 말았는데 <악인> 역시 앞부분은 좀 의외로 심심했다. 다분히 세태소설 같은 느낌이었다. 무엇이 이 소설을 그렇게 칭찬하게 만드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1/3쯤 지나가면서 점차 나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었다. 과연 그 여자는 왜 그랬을까? 그게 잘못일까? 과연 저 남자는 왜 그랬을까? 무엇이 그 사람을 그렇게 힘들게 했을까? 과연 저 여자는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 앞으로 잘 살 수 있을까? 과연 그 남자는 어떻게 응징해야 하는가? <악인>은 그저 묘사하고 묘사할 뿐이다. 그닥 새롭지 않은 캐릭터 신문이나 잡지에서 한번쯤은 봤을 법한 인물,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끈질기게 마음을 괴롭히고, 고민하고 질문하게 만든다. 누구의 잘못인가? 왜 이렇게 됐을까? <악인>, 꽁꽁이도 꼭 한번 읽어 보라고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