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질링
안젤리나 졸리 외, 클린트 이스트우드 / 유니버설픽쳐스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감독 데뷔 이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는 언제나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할 때 당신은 인간인가?
인간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런데 <미스틱 리버>도 <밀리언 달러 베이비>도
그 질문은 대부분 극한의 딜레마 상황에서 던져졌다.
그러기에 이스트우드의 영화는 윤리적일 수밖에 없다.

당당한 죽음과 생명, 인간의 조건
혹은, 한 인간의 살인과 그의 인간적인 아픔에 대한 연민에 대하여...
누구나 선택을 하겠지만, 그 선택에 대해서는 항상 100%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그 선택의 과정이 있기에, 고민을 하기에
죽도록 마음이 아프기에 인간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체인질링>은 약간 다르다.
딜레마 상황에서 윤리적 질문을 던지기보다는
아이를 빼앗긴, 진실이 뒤바뀐, 감춰진 상황에서
눈물겨운 모성애를 보이기보다는
어떻게, 왜, 누구에 의해 그렇게 진실이 감춰지고 뒤바뀌는지에
더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전작들에 비해 그 강도가 덜하고
약간 싱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가는 길은 다르지만 이 영화 역시 같은 곳을 목표로 한다.
인간의 조건을 마음대로 바꾸는 이 사회의 모습은 어떠한가?
아니, 인간이 되는 길을 가로막는, 비인간이 되기를 강요하는
이 사회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가를 보여 줌으로써
인간이 무엇인지를 다시 질문한다.

인간은 그저 자신의 노력만으로 인간이 될 수 없다.
인간은 사회 속에서 인간이 된다.
하지만 이 사회는 너무도 태연하게, 혹은 조직적으로
그 공고한 시스템의 유지를 위해
한 인간을 파괴하고
인간이 되는 길을 막는다.

<체인질링>은 그 끔찍한 사회, 권력, 시스템을 보여 준다.
미리부터 겁을 먹고 방어하기 급급한
이 사회 말이다.
그 무엇보다 먼저인 것은 인간일 텐데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