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의 이중생활 SE (초회한정 OST + 해설집 포함) - 디지팩, 2DVD+1CD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 이렌느 야곱 외 출연 / AltoDVD (알토미디어)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참 오래된 이름이다.
크쥐스토프 키예슬롭스키.
뭐 어떻게 발음해도 상관없다.
남의 나라 말이니까.

<이본느의 향기>와 더불어 에로 영화로 오해받은 대표작 가운데 하나라고 해야 할까?
그래도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은 키예슬롭스키의 명성 덕분인지
아무리 제목을 은근슬쩍 지어도 나름 매니아를 많이 갖고 있는 듯하다.
오래전 비디오 감상 뒤 아마도 십 년도 더 넘은 지금 다시 보게 되었다.

아, 감동!
세피아톤의 화면과
찢어질 듯 울려퍼지는 성악곡들
비를 맞으며 노래를 부르는 이렌느 야곱의 얼굴
그리고
결코 요즘의 S라인 몸매가 아닌
약간 볼록 튀어나온 배
도톰한 다리
하지만 그 나신은
그 어떤 말라깽이 모델보다 아름답다.

도플갱어, 라는 유명한 모티브를
존재의 차원에서
그리고 누군가 나를 대신해서 죽었으니
나는 어찌 살아야 할까
라는 윤리, 실천 철학의 차원에서
깊고 그윽하게 다루고 있는 영화

거장은 괜히 붙여지는 이름이 아니다.
결코 어렵지 않지만
아름답게 혼미하게 벅차게
눈과 귀를 통해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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